이동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서 SI 모습 밝혀야...산은·수은 합병 건의"
이동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서 SI 모습 밝혀야...산은·수은 합병 건의"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9.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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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0일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전략적투자자(SI)들을 향해 "딜 성공을 위해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이날 산은 본점에서 열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재무적투자자(FI) 단독으로는 (인수가) 안 된다는 게 원칙이다.  숨겨진 SI가 있는데 발표를 안 해 억측이 나오고 있는데 조만간 (SI 실체를) 발표하고 투명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앞서 이날 오전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사모펀드 KCGI-뱅커스트리트 컨소시엄 ▲PEF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네 곳을 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이 중 FI로 참여한 사모펀드 KCGI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의 경우 어떤 SI와 손을 잡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일정 한도 내에서 비밀유지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맞선을 보려면 언젠가는 나타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자체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내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조정은 어떤 한 시점을 놓고 보는 게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이 산업과 기업이 어떤지를 보고 M&A(인수·합병)가 성사되고 대출과 자금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나항공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 회장은 "(매각은) 금호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매각 주체에 맡기도록 하겠다"며 "저는 주어진 여건 하에서 가장 좋은 기업이 나타나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참여하길 바라고, 그 과정을 관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기업금융 분야의 주요 정책금융기관인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하겠단 입장도 밝혔다.

이 회장은 "정책금융이 많은 기관에 분산된 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며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은과 수은이 합병함으로써 훨씬 강력한 정책금융기관이 나올 수 있고, 될성 부른 기업에 집중적인 지원도 가능하지 않겠나"라며 "산은과 수은에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데 두 기관을 합치면 백오피스 인력이 줄고, 예산이 늘어 IT 설비를 강화할 수 있고, 남는 인력을 영업 현장에 보내는 등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은과 수은의 합병은 정부와 전혀 협의된 게 아닌 사견"이라며 "(산은) 내부적으로도 검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산은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산은의 지방 이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산은이 해외로 팽창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점에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라고 꼬집었다.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 이 회장은 "최근 어려운 게 아니라 10여년째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라며 "지난 10여년간 미래 준비를 소홀히 해서 잠재성장률이 굉장히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는 게 일치단결해 이뤄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