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이 9일 금융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혁신과 포용적 금융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금융이 젊은 세대를 포함해 경제적 약자에게 보다 넓은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성장 디딤돌'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며 "금융이 이러한 변화와 기대에 부응하려면 안정, 균형, 혁신이라는 세 바퀴가 조화롭게 굴러가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은 위원장은 ▲금융시장 안정 ▲혁신성장 지원기능 강화 ▲포용적 금융 강화 ▲금융산업 혁신 추진 등 중점을 두고 추진할 네 가지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은 위원장은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규제, 홍콩상황 등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불안 요인에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을 지키는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은 위원장은 "냉정하고 침착하게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신규 자금지원 등 금융지원을 충분히 집행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세를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시키고, 대출구조 개선노력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은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당사자간 공평한 고통분담 원칙을 견지하면서 시장중심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신속하게 '옥석'을 가려냄으로써 금융 실물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누적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은 위원장은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금융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기술과 아이디어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미래성장성 위주로 여신심사체계를 개편하고, 지적재산권, 재고 등 다양한 유·무형 자산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일괄담보제도의 도입과 안착에 주력하겠다"며 "모험·벤처자본을 공급하는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 혁신과제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은 위원장은 '면책위원회 제도'를 도입해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회사 직원 등 현장 실무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제재 가능성이 혁신금융, 모험자본 공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금융회사가 혁신기업을 지원하면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면책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또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 확대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두개 축을 중심으로 포용적 금융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안정적 재원 확보를 토대로 서민 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 등 자금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과다한 채무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의 경우 자활의지 약화나 도덕적 해이를 확산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채무조정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이 되고 있는 'DLS·DLF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 보호에 미흡한 점이 있을 경우 판매규제 강화 등 제도 개선을 함께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은 위원장은 '금융산업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을 활성화하겠단 방침을 전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의 핵심자원인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신용정보법 개정을 적극 지원하고 원활한 데이터 유통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은 위원장은 임직원들을 향해 "금융소비자, 금융회사 등 시장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금융감독원과도 긴밀히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