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리뷴] '1조 클럽' 가입한 정우진의 NHN, '선택과 집중' 제2도약
[핫트리뷴] '1조 클럽' 가입한 정우진의 NHN, '선택과 집중' 제2도약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8.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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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월, NHN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쉼 없이 달려온 정우진 대표. 그가 지휘봉을 잡은 지 딱 4년 만에 NHN은 매출 1조원 규모의 IT회사로 성장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수익성이 낮거나 핵심사업과 동떨어진 부문을 빠르게 정리하고 결제, 클라우드 등의 신사업으로 빠르게 전환시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왔다. 이에 따라 NHN의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종합 IT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정우진 NHN 대표이사|NHN 제공
정우진 NHN 대표이사|NHN 제공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N은 정 대표가 취임한 해에 연간 실적으로 매출 5569억원, 영업이익 306억원을 기록했다. 4년 뒤인 지난해에는 매출 1조2821억원, 영업이익 687억원을 올리며 2014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0%, 125% 상승했다. 정 대표의 경영능력이 '상위 클래스'라고 평가 받는 이유다.

이처럼 '한게임' 하나로 시작한 NHN이 시장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게임' 외에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덕이라는 게 업계 견해다. 실제로, NHN은 정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13년까지 게임 매출 비중이 100%에 이르렀다. 하지만 올해 2분기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그쳤다.

그렇다면 현재 NHN의 주력 사업은 뭘까. 전체 매출 중 35%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결제 및 광고' 사업이다. 간편결제 '페이코'는 NHN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신사업으로, 2015년 8월 선보인 서비스다. 그 결과, 이제는 '한게임'보다 '페이코'가 NHN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정 대표는 그간 M&A(인수합병)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는데, 그가 취임한 뒤 지난해 말까지 연 평균 6개 기업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현재 NHN은 계열사만 9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로 시너지가 좋은 사업 부문끼리 묶기 위해 분사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대표적인게 바로 페이코다. NHN은 2017년 간편결제사업인 페이코를 분사했다. 이를 통해 독립·책임경영체제를 세우고 외부투자자를 유치할 가능성을 열었다. 이후, 체계적인 광고 마케팅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같은 해에 광고 자회사 NHN에이스를 정식 출범시키기도 했다.

물론, 정 대표가 회사 몸집 불리기에만 전념한 것은 아니다. '다이어트'도 적극 병행해 왔다.

NHN은 최근 팟캐스트 플랫폼 팟티를 아프리카TV에 매각하는 등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팟티가 점유율 확장에 더디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다 NHN이 주력하고 있는 신사업과도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실 NHN은 팟티를 팔기 전부터, SK텔레콤에 디지털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를 매각하는 등 불필요한 사업을 빠르게 정리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NHN이 구축하는 맞춤광고 구조에 동영상광고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자체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페블' 사업도 정부의 규제 분위기로 인해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처럼 정 대표는 아니다 싶은 것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전사 역량을 신사업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오며 '한게임'으로 출발한 NHN을 빠르게 종합 IT기업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게임업체로 시작했던 NHN이 최근 4년 간 정 대표의 지휘 아래 만화, 음악, 광고, 금융 그리고 패션에 이르는 종합 IT 회사로 거듭났다. 최근 글로벌 리전까지 개소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정 대표. NHN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자체 데이터센터 ‘TCC(TOAST Cloud Center)’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일본 도쿄와 북미 지역까지 글로벌 리전을 확보한 상태.
 
이제 정 대표는 페이코에 이어 클라우드 사업으로 NHN의 '제 2도약'을 노리고 있다.
 
[비즈트리뷴= 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