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통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인상적 오프 주행, 멀미는 덤
[시승기] '정통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인상적 오프 주행, 멀미는 덤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8.28 1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험할수록 빛나는 주행능력…한국GM 살릴 카드 될까

 “한국 시장에 콜로라도의 경쟁자는 없습니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의 말이다. 여기에는 한국GM의 픽업트럭만이 진짜 픽업트럭이라는 자부심이 깔려있다. 픽업트럭의 주도권을 놓고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 시장에서 100년이 넘게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왔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GM에게 콜로라도는 각별한 모델이다.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한 국내 판매 시장을 반전시킬 카드이면서 SUV 이쿼녹스의 부진을 씻고 수입차 브랜드로서 재기하는 첫 모델이기도 하다. 

과연 콜로라도는 한국GM에게 반전의 카드가 될까. 

사진=한국GM
사진=한국GM

지난 27일 강원도 웰리힐리파크에서 시승행사를 통해 콜도라도를 직접 시승해봤다. 이번 시승은 공도 주행 없이 오프로드 주행기능을 엿볼 수 있는 슬로프 주행 및 오프로드 체험, 트레일러 체험 등으로 이뤄졌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오프로드 주행 능력이었다. 콜로라도는 경사가 최대 30도에 이르는 슬로프의 진흙길과 자갈길을 별 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올라갔다. 오토트랙 액티브 4×4(AutotracTM Active 4×4) 시스템이 탑재돼 노면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구동방식을 변환됐다. 

전날 밤에 비가 온 덕에 길은 걷기에도 미끄러울 정도였지만 콜로라도의 바퀴는 전혀 헛도는 느낌 없이 스키장 슬로프를 움켜지고 올랐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2톤이 넘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엔진이 힘겨워하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국내 출시된 콜로라도에는 3.6리터 V6 가솔린 GDI엔진이 탑재됐다. 국내에서는 토크를 중시하는 SUV의 특성에 맞게 디젤엔진이 선호돼 왔다. 하지만 콜로라도가 가솔린이라는 이유로 힘이 모자를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해다. 콜로라도 3.6리터 엔진의 최대 출력은 312마력,  최대토크는 38kg.m에 달한다. 특히 콜로라도에 적용된 8단 자동변속기가 낮은 RPM에서 토크를 끌어올리게 설계됐다고 한다. 

자갈밭으로 진입하자 차가 좌우로 요동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차량은 뛰어난 안정감을 보여줬다. 

재미있는 것은 오프로드에서 1열과 2열의 승차감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콜로라도는 전륜에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이 적용됐지만 후륜에는 판스프링(리프) 서스펜션이 탑재됐다. 적재함에 화물을 실었을 때를 고려한 설계로 보이지만 이 때문에 승차감은 1열이 압도적으로 좋다. 2열 탑승자는 오프로드에 진입할 때 각별한 멀미 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저속 4륜구도로 전환해야 했다. 통상 2륜, 고속 4륜 모드는 오토트랙 액티브 4×4 시스템이 조정하지만 저속 4륜 모드는 기어를 뉴트럴(N)으로 둔 이후에 변환이 가능하다. 

구덩이(다운범피) 구간이나 둔턱(업 범피) 구간을 비롯해 약 80cm의 물이 차있는 도하구간을 집적 통과해봤다. 범피 코스에서는 차량의 바퀴가 3개만 바닥에 닿아 있는 상황에서도 토크가 남은 바퀴로 전달되며 무난하게 통과했다. 특히 침수가 걱정될 정도의 도하코스는 바닥의 진흙 노면을 전혀 미끄러짐 없이 진행 할 수 있었다. 

한국GM 측에서는 콜로라도의 라디에어터와 머플러에 물의 역류를 막아주는 장치가 탑재됐다고 한다. 

이 외에도 1톤이 넘는 캠핑 트레일러를 직접 끌고 주행하는 코스는 상대적으로 인상이 약했다. 트레일러의 무게감을 거의 느끼지 못해 일반 주행과의 차이를 실감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콜로라도의 견인능력은 최대 3.2톤에 달한다. 

콜로라도는 그야말로 오프로드와 레저를 위한 차량이라는 느낌이다. 험할수록, 무거울수록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 

차량의 우편으로 꺾여있는 콜로라도 머플러.
차량의 우편으로 꺾여있는 콜로라도 머플러.

다만 호불호가 엇갈릴 부분도 있다. 먼저 머플러(배기구)가 차 뒤편이 아닌 오른쪽 옆으로 나 있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짐을 적재할 때는 머플러를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차 옆을 지나가는 보행자에게는 배기가스로  불쾌감을 줄 수도 있어 보인다. 

국내 자동차 규정에서는 인도 방향인 차량의 오른쪽으로 머플러를 내는 것이 불법이지만 콜로라도의 경우에는 한미 FTA의 덕을 봤다. 한미 FTA에서는 한국의 안전기준(KMVSS)을 충족시키지 못한 자동차라도 미국의 안전기준(FMVSS)을 통과한 경우 업체당 5만대까지 수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3855만원에서 4265만원에 달하는 가격도 호불호가 갈릴 요인으로 보인다. 한국GM에서는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했지만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은 400만~1000만원 더 저렴하다. 반면 미국의 판매가를 감안했을 때 상당히 저렴하게 출시됐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과연 콜로라도는 지금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한국GM이 수입차 브랜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당분한 콜로라도에 쏠릴 전망이다. 
 

[비즈트리뷴= 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