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DLF사태 핵심 '불완전판매 여부'..."고객군 분류기준 부실" 지적도
[이슈분석] DLF사태 핵심 '불완전판매 여부'..."고객군 분류기준 부실" 지적도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8.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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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우리은행, 주도적 판매...손실률 50~90% 달해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은행권 'DLF(파생결합펀드)사태'의 핵심 쟁점은 불완전판매 여부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는 은행들이 올해 초 판매했던 상품들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 상품으로,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상품은 아니다. 원금 전액 손실(손실률 100%)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 탓에 리스크가 높은 상품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기존에도 수익을 꾸준히 내던 상품인 만큼 판매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기엔 무리란 거다.

결국, 은행들이 이 상품에 대한 구조와 손실률, 손실 가능성 등을 가입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가 관건이다.

오는 29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도 이 같은 시각을 읽을 수 있다. 은 후보자는 서면답변에서 "DLF와 DLS의 경우 불완전판매가 확인되면 (금감원) 분쟁조정에 따라 적절한 손실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상품을 주도적으로 판매한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특별조사에 들어간 금융감독원에서도 불완전판매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DLF 불완전판매를 둘러싸고 은행과 투자자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결론을 내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DLF는 금리, 통화, 국제유가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사모펀드 형태로 만든 파생결합펀드다.

문제가 된 DLF는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형과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형 상품으로, 각각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주도적으로 팔았다. 금리가 일정 구간에 머무를 경우 연 3.5~4.0%의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금리가 특정 구간을 벗어나면 손실이 급격히 확대되는 구조다.

우리은행은 올해 3~5월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형 DLF를 1255억원 가량 팔았다. 만기는 4~6개월로 다음달 19일부터 올해 안으로 만기가 모두 도래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 판매금액은 전부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만기까지 현재 금리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예상 손실률은 95.1%다.

지난해 9월부터 하나은행이 주로 판매한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형 DLF의 예상 손실률은 56.2%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 상품의 만기는 다음달부터 내년 초까지 모두 도래한다.

이 상품들의 손실이 확대된 것은 예상과 달리 독일 국채 금리와 영국·미국 CMS 금리가 급락한 탓이다. 특히 금리상승기였던 지난해와 달리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올해 갑작스럽게 세계 전반이 저금리 기조로 돌아선 것이 컸다. 실제 독일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초 연 0.168%에서 지난 26일 기준 -0.670%까지 하락했다. 영국 파운드화 7년 CMS와 미국 달러화 5년 CMS금리도 올해 들어서만 각각 0.73%포인트, 1.20%포인트 떨어졌다.

현재 투자자들은 "믿고 있던 은행 직원이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상품이라고 적극 추천해 가입했을 뿐 손실에 대한 제대로된 설명은 없었다"며 은행의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은행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수수료가 높은 고위험군 상품을 무작정 판 것 아니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투자자의 대부분은 개인(3654명)으로, 판매 잔액의 89.1%를 차지하고 있다. DLF의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인 만큼 그동안 은행과 오래 거래하며 자산관리를 맡겨왔던 고객들이 주로 피해를 입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은행들은 금리 급락을 예측하지 못했을 뿐 상품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상품 판매 프로세스상 설명서 전달, 녹취 등 고객 확인 절차를 모두 거쳤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로 볼 수 없다는 게 은행의 설명이다. 또 투자자들이 은행의 충분한 설명 없이 수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했을리 없단 의견도 나온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불완전판매 여부 자체를 증명하긴 어려워도 원금 전액 손실까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적극 판매한 은행이 책임을 피하긴 힘들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실적 압박이다 뭐다 해도 PB들이 손실이 그렇게까지 날 상품을 오래 거래한 고객들에게 무작정 팔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그랬다면 내부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단 거고, 정말 경제 흐름을 읽지 못해 손실을 본 거라면 그건 또 그것대로 안일했다는 얘기라서 은행의 평판이나 신뢰도가 깎이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고위험군 상품 판매에 적합한 투자자를 분류할 때의 기준이 좀 더 명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답형식으로 고위험군 상품 투자 경험 유무 등을 파악하는 기존의 방식 외에도 투자자 성향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지표를 추가해야 한다는 거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적어도 해당 은행 내에서 고객이 그동안 어떤 상품에 가입했었는지, 어떤 투자 성향을 보였는지, 향후 어떤 상품에 주로 가입할 것인지 등을 더 명확하게 분류하고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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