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마조마' 한국 경제] 이재용의 삼성, 3년 넘게 국정농단 파고…경제분야 '삼성역할론' 필요
['조마조마' 한국 경제] 이재용의 삼성, 3년 넘게 국정농단 파고…경제분야 '삼성역할론' 필요
  • 이연춘
  • 승인 2019.08.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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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삼성이 또다시 '불확실성의 늪' 앞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 최종 선고가 오는 29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곳곳서 대외불확실성과 맞닥르린 삼성의 거취가 선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번 판결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들이 재판에 넘겨진 지 3년의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이들의 유무죄와 형량을 두고 내려지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란 점에서 재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 사건 상고심 선고가 29일 이뤄진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최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제공된 말들의 소유권을 삼성과 최씨 중 누가 갖고 있느냐다.

이재용(사진 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삼성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대법원 최종 선고가 29일 예정돼 있다. <사진 = 삼성전자. 비즈트리뷴 DB>

 

대법원 전원합의체서 최종 선고…말 소유권 쟁점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부른 국정농단 사건은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을 파면을 결정한 지난 2017년 3월10일로 거슬로 올라간다. 미르·K스포츠재단이라는 단체에 대기업들의 지원이 잇따르고 모금의 뒷 배경에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른바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등은 뇌물 수수와 뇌물 공여 관계로 얽혀 있다. 이들의 사건을 심리한 하급심 재판부가 공통적으로 뇌물로 인정한 혐의는 삼성이 최씨가 실소유한 독일 코어스포츠와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지급한 36억원뿐이다.

반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에 제공해 정씨가 탔던 말 세 마리(살시도, 라우싱, 비타나)를 뇌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엇갈렸다. 세 마리의 말 가격은 총 36억여 원이다. 이 말들의 소유권이 삼성에서 최씨로 넘어갔는지를 전합에서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뇌물 인정 여부가 정해진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건을 맡은 1·2심 재판부는 말 세 마리를 모두 뇌물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 1심 재판부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삼성이 최씨에게 2015년 11월 살시도 소유권, 2016년 1월 비타나·라우싱 소유권을 넘기기로 서로 간에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봤다.

하지만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만 이 말들이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씨 측에서 삼성이 형식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말을 무상으로 사용했다고 본 것이다. 이 때문에 금액이 측정되지 않는 무상의 이익만을 뇌물로 인정했다. 이 판단 덕분에 이 부회장의 뇌물 액수는 36억원으로 줄었고 2심에서 집행유예로 나올 수 있었다.

아울러 삼성이 최씨가 소유·운영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지원한 것이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할지도 큰 관심사다. 제3자 뇌물죄의 구성 요건은 '부정한 청탁'의 존재다. 이 사건에서 부정한 청탁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었는지 여부다. 박 전 대통령 2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에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묵시적 청탁이 존재했다고 봤다.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두 사람 간에 묵시적 청탁은 없었다고 봤다.

대법원 판결따라 삼성 운명 갈림길

우선 이 부회장이 2심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인신 구속이란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 경영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역시 감형 취지의 판결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정유라씨에게 지급한 승마 지원금 액수가 줄어들고 영재센터 후원금도 무죄로 판단되면 다시 치러지는 2심에서 최종 형량도 수정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박 전 대통령 2심 재판부 판단이 인정될 경우 이 부회장은 다시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삼성으로써 당장 이번주로 결정된 대법원 판결에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항소심 집행유예 선고가 유지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자칫 파기 환송될 경우 또다시 오랜 법정 다툼을 해야 하는 데다 상황에 따라 불리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예정된 재판이니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게 삼성의 입장이지만, 선고 결과에 따라 메가톤급 태풍이 몰아칠 수 있는 만큼 긴장감을 늦출수도 없는 게 삼성의 분위기로 읽힌다.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주요 사업이 모두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미중 무역 갈등,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곳곳에 리스크가 동시에 몰려오는 역대급 위기의 상황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 부회장은 '비상 경영'을 내걸고 글로벌 경영과 전국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각종 현안을 직접 챙겨왔다. 일본 수출 규제 이슈가 불거진 뒤 일본으로 건너가 소재 확보를 위해 현지 재계 관계자들을 만났고, 이달 초부터는 충남 아산의 온양사업장과 천안사업장, 경기 평택사업장 등을 잇달아 방문하는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일본산 소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소재 국산화와 소재 공급선 다변화 등 탈(脫)일본 작업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이런 상황에서 경영 전략을 짜야 하는데 글로벌 삼성이 처한 상황을 우려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난 2016년부터 이이진 수사와 재판 등 '삼성 때리기'라는 명분 앞에서는 경영의 방향키마저 잡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부처는 이미 판단한 내용을 불리하게 바꾸는 상황으로 국회는 삼성만을 겨냥한 법안을 만들고, 정치인들은 삼성을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내면 인기를 얻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고 우려했다.

삼성이 직면한 현실은 사면초가에 가깝다. 안팎의 어려움에 삼성의 현실은 이같은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내외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다. 주력 사업에서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주력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이어지며 지난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56조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4.24%, 영업이익은 56.29%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 개선도 불투명하다는 것. 하반기에도 주력 사업의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 한일관계 경색 등이 새롭게 등장한 변수는 아니지만 가뜩이나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 '큰 걱정거리'가 동시에 눈앞에 닥쳤다"면서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삼성은 물론 국내 산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도 적지않다"고 했다.

이어 "일본 수출 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삼성이 경영 공백으로 흔들릴 경우, 재계 역시 삼성이라는 구심점을 잃고 사태 해결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며 "특히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일본이 향후 경제 보복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재계 내 '삼성 역할론'은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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