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맞은 코오롱티슈진, 오늘 상폐 여부 결정
'운명의 날' 맞은 코오롱티슈진, 오늘 상폐 여부 결정
  • 전지현
  • 승인 2019.08.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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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의 신약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코오롱티슈진이 오늘 운명의 갈림길에 놓일 전망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는 이날 오후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 심사를 열고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란 질적인 측면에서 거래소의 상장 기준에 미달할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해 상장 적합성을 따져보는 과정을 의미한다.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5월28일부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고,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5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당초 거래소는 7월26일 이내에 기심위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코오롱티슈진이 경영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20일간의 재검토를 거쳐 이날 상폐 심사 결과를 공시하게 됐다.

다만 기심위가 오늘 코오롱티슈진을 상폐로 결론낸다해도 곧바로 상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 상폐 여부를 심의·의결해야하기 때문이다.

이후 또 다시 상폐가 결정되도 회사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 한 차례 더 심의를 벌인다. 사실상 '3심제'를 적용하는 것으로 상장폐지가 최종적으로 결정되기까지 최대 2년 이상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번 심의 결과로 '개선기간 부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는 상폐 결정을 유예하고 코오롱티슈진에 기회를 한번 더 주는 것이다. 이럴 경우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유지를 위해 노력하면서 거래소에 제출한 개선계획을 이행해야 하고, 거래소는 개선기간이 끝난 뒤 다시 기심위를 열어 개선계획 이행 여부 등을 기준해 상장폐지 여부를 재심의한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상장 유지 결정'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희박하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26일 상장폐지 판가름 3가지 변수...투자자 피해·허위기재에 따른 향방 주목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제33조의2에 따르면 상장심사 관련 서류의 허위 기재에 대한 심사 기준은 크게 두가지다.

먼저 '허위기재 등 (인보사 관련) 내용이 상장심사에 미치는 중요성 및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개발만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기 때문 인보사 외 수익원은 없는 상황이다. 인보사가 심사의 중요한 심사 항목이란 이야기다.

상폐로 인해 코오롱티슈진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 경우, 소액주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의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는 5만9445명으로 이들의 보유 지분은 36.66%에 달했다.

그러나 해당 지분 가치는 지난 3월 말 인보사 논란이 불거진 때부터 지난 5월 거래정지 때까지 7780억원에서 1809억원으로 약 6000억원이 줄었다.

때문에 거래소는 지난 5월28일 코오롱티슈진 주식의 매매거래를 정지한 뒤 이 회사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하기까지 한 달 넘게 시간을 끌면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코오롱티슈진의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가리는 1차 결정 시한은 6월19일이었으나 거래소는 추가 조사 필요성을 들면서 기한을 연장했고, 그뒤 식약처가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확정한 뒤인 7월3일에나 코오롱티슈진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한 바 있다.

또 다른 심사 기준은 '허위기재 등과 관련한 고의 또는 중과실의 존재 여부'다. 코오롱 측이 적극적인 반론을 펴는 가운데 이 문제는 아직 법원이나 검찰 등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실제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없고, 성분이 뒤바뀐 사실도 '몰랐다'는 입장을 줄곳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처가 이미 2017년에 성분이 뒤바뀐 것을 인지했다고 판단, 형사고발하자,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검찰 수사 역시 현재 진행형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이외에도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 여부 역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 인보사의 임상3상을 중단했는데, 추후 임상 재개 결정을 내린다면 코오롱 측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지난 7월 초 진행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미국 3상 재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