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회생 신청, 불법행위 성립"
대법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회생 신청, 불법행위 성립"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9.08.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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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신청은 이사회 거쳐야”
“퇴직금에서 회사 손해액만큼 상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비즈트리뷴 DB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비즈트리뷴 DB

[비즈트리뷴=박병욱 기자]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회사는 대표이사에게 지급할 퇴직금에서 회사가 입은 손해액을 상계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2019다204463)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토목공사업체 B사의 전 대표 A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회사는 9천9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회사 영업·재산에 상당한 변동이 발생하며, 경영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한다"며 "회생절차 개시 신청은 대표이사 업무권한인 일상 업무가 아닌 중요한 업무에 해당돼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은 이를 전제로 A가 회사에 대해 저지른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했다"며 "이 같은 판단은 정당하며, 관련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A는 2012년 8월부터 B사의 상무로 재직하다 2013년 6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6년 10월 해임됐다. 이사회 결의 없이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A는 대표이사와 상무로 재직한 기간의 퇴직금 1억9천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불법행위라면 이에 대한 회사의 손해를 대표이사의 퇴직금에서 상계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상계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서로 동종의 채권·채무를 갖는 경우에 그 채권·채무를 대등액에서 소멸시키는 당사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를 말한다(민법 제492조 참고).

회사는 "회생절차 개시로 금융기관에 추가로 지급하게 된 이자 2억여원과 건설공제조합의 보증계약 해지로 인한 추가비용 2천600여만원 등의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액을 A의 퇴직금에서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2심은 "이사회 결의를 걸쳐 회생절차를 신청해야 하는데도 이를 거치지 않고 신청을 해 법령과 회사 정관을 위반했고, 이로 인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퇴직금에서 상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퇴직금의 50%에 대해서는 압류와 상계를 금지한 민사집행법과 민법의 규정에 따라 퇴직금의 절반인 9천9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는 자신의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며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회생절차 개시 신청은 중요한 업무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며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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