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마트, 한국콜마, DHC...뷰티업계, '노노 재팬' 물결
ABC마트, 한국콜마, DHC...뷰티업계, '노노 재팬' 물결
  • 전지현
  • 승인 2019.08.1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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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규제에 맞서 국민들의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갈수록 확산되는 가운데 뷰티패션기업들로 대상이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극단적인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내리면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중심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1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DHC는 최근 자회사 유튜브 콘텐츠 'DHC테레비'를 통해 '진상 도로노몬 뉴스'를 내보내며 혐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방송 속 출연자 한 방송인은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대해 "그냥 지켜보면 알아서 식을 것이다"라고 폄하하는 한편, 또 다른 방송인은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예술성이 없다. 내가 성기를 보여주면 그게 현대 아트가 될수 있는 것이냐"라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사진=DHC 홈페이지 회사소개 화면 캡쳐.
사진=DHC 홈페이지 회사소개 화면 캡쳐.

이 출연자는 “조센징(한반도 출신을 비하하는 표현)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하지 못해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며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 지금의 한글이 됐다”며 사실이 아닌 터무니 없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앞서 요시다 요시아키 DHC 회장은 3년 전 공식 홈페이지에 '하찮은 재일 한국인들은 필요없으니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혐한 글을 게재한 바 있어 극우 논란이 인바 있다.

비난이 확산되자, DHC는 사과대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계정 댓글을 닫았고, 이에 네티즌들은 불매운동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철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DHC는 지난 2002년 DHC코리아를 설립하면서 한국에 상륙했다. 이후 화장품과 건강보조제 제품들을 출시하며 2017년 매출 99억43000만원, 당기순이익 2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콜마도 불매운동 타깃이 됐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72)은 최근 혐한 발언이 담긴 막말 동영상 시청을 직원들에게 강요한 책임을 지고 29년만에 경영에서 물러났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영상의 유튜버는 문재인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난하면서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고 말했고,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고도 망언을 했다.

게다가 한국콜마가 1990년 일본콜마와 합작해 세운 회사라는 점과 일본콜마가 12.14%의 지분을 소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타깃이 됐다. 이에 윤 회장은 파문 4일만에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단 뜻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현재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30.1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주력 사업회사인 한국콜마 지분도 0.49% 소유했다는 점에서 그룹 정점에서 경영권을 보유하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이자 장남인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43)도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18.67%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이번 사태가 오히려 그룹의 2세 경영 세습을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관측된다.

국내 신발 멀티숍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ABC마트' 역시 일본 지분이 99.96%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국내에 256개 매장을 운영하는 ABC마트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5114억원으로 영업이익 427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중 지난해에만 일본 본사에 로열티(상표 사용료)로 지급한 금액은 82억원이었다.

특히 ABC마트는 과거 광고에서 '욱일기(전범기)'를 노출하는가 하면 국내 진출 일본 브랜드 중 최근 3년간 소비자피해구제 신청(60%)이 가장 많았단 사실이 조명되면서 7월 카드 이용 고객수가 전년·전월 대비 각각 16%, 6% 감소했다.

한편, '불매 운동' 첫 타깃이었던 유니클로는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일본 임원 막말뒤 여러 차례 사과했지만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고, 데상트와 무인양품도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중이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