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1220원대 돌파...당국 방어에 급등세 진정
원/달러 환율 장중 1220원대 돌파...당국 방어에 급등세 진정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8.0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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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스크린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스크린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6일 원/달러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1220원대로 올라선 이후 상승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7원 오른 달러당 122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이 122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6년 3월 3일 1227.0원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후 1223.10원까지 치솟았다가 오전 11시11분 기준 1213.50원으로 상승폭을 줄이며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개장 초반 원화 약세는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확대된 탓이다.

미국의 이런 조치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까지 낮아지는 '포치현상'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위안화 환율이 7위안선을 돌파한 것은 2008년 5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는 모습에 위안화에 동조돼 있는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날 오전 정부가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적극 대응하겠단 구두개입 발언을 내놓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진정세를 보였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를 통해 "정부는 엄중한 상황인식을 갖고 관계기관과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이미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고율관세 부과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며 "원화는 무역분쟁 이슈와 이에 따른 위안화 가치에 연동해 1200원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은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을 반영해 급등한 이후 장중 정부의 개입 등이 뒤따르며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모습"이라며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되며 금융시장의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위안화 약세를 보이는 만큼 관련 요인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원화 역시 단기적으로 1200원대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