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중국 환율조작국 전격 지정…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미국 재무부, 중국 환율조작국 전격 지정…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08.0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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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ㅣ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ㅣ연합뉴스

[비즈트리뷴=김유진기자]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미중이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으로 전선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는 것을 오늘 결정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베이징의 불공정한 경쟁을 제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중국이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 절하를 용이하게 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달러=7위안'의 벽이 깨진 데 대한 반응로 보인다.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그것은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연방준비제도도 듣고 있냐"며 연준의 통화 관리 정책에 대한 불만을 재차 표시한 뒤 "이것(중국의 환율조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을 매우 약화할 중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선 공포심리가 부각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0% 가까이 치솟으면서 24선을 넘어섰다.

   
주식과 원유를 비롯한 위험자산은 급락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67.27포인트(2.90%) 하락한 25,717.7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961.63포인트 밀리기도 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87.31포인트(2.98%) 하락한 2,844.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8.03포인트(3.47%) 급락한 7,726.04에 각각 마감했다.

   
이로써 3대 주가지수는 나란히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올해 초 이른바 '중국발(發) 애플 쇼크'로 660.02포인트(2.83%) 급락한 바 있다.

   
채권금리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0.122%포인트 내린 1.742%에 거래되면서 2016년 11월 이후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국채 금리도 0.137%포인트 내린 1.581%를 나타냈다.

   
채권금리는 채권값과 반대로 움직인다. 즉,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채가 초강세를 보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충격파는 원자재 시장으로도 번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7%(0.97달러) 하락한 54.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3%대 낙폭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1,50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물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3%(19달러) 상승한 1,464.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3년 5월 이후 6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