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내실경영 통했다...BNK·DGB금융 '선방'
JB금융, 내실경영 통했다...BNK·DGB금융 '선방'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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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지역경기 부진에도 실적 '양호'
JB금융, 압도적 성장세
DGB금융, 비은행계열사 영향 '최대 실적'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지방 금융지주 3사의 상반기 실적이 모두 발표된 가운데 가장 크게 웃은 곳은 JB금융지주였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부진한 가운데 비은행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올해 상반기 20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7.5% 증가한 것은 물론 2013년 지주사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이 1.8% 하락한 BNK금융과 1.7% 상승에 그친 DGB금융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장세다.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JB금융이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이 있다. 특히, 핵심 자회사인 전북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한 순이익(70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수익성면에서도 유일하게 개선된 모습이다. JB금융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73%로 전분기보다 5bp(1bp=0.01%) 올랐다. BNK금융과 DGB금융의 2분기 NIM이 각각 2.05%, 2.13%로 전분기 대비 5bp, 6bp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서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한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보통 NIM 하락은 수익성 악화로 해석된다.

금융권에서는 JB금융의 호실적을 두고 외형성장보다 내실경영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3월 취임한 직후 지주사 조직과 인력을 대폭 축소해 영업점으로 발령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목적에서다. 실제 JB금융에 따르면 조직개편 이후 지주사 예산의 30% 이상이 절감됐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자본적정성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J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72%포인트 오른 9.62%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9.5% 수준을 조기 달성했다. 같은 기간 BIS비율도 13.97%로 1.33%포인트 증가했다.

지방 금융지주사 1위 BNK금융은 올해 상반기 35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64억원)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해 대출채권 매각이익 발생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양호한 실적이라는 게 BNK금융 측 설명이다.

BNK금융의 실적 하락은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NIM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한 데 따른다. 특히, 부산은행의 순이익이 2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줄며 크게 부진했고, BNK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1조1103억원으로 5.0% 감소했다. 반면,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등 비은행계열사 실적 개선으로 비이자이익은 58.4%(730억원) 개선됐다.

BNK금융의 이번 실적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어려운 지역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이란 설명이다. 다만, 2분기 NIM이 전분기 대비 5bp 하락하는 등 수익성 악화는 문제로 꼽힌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에 대해 "지역경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손비용은 안정적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지속적인 NIM 하락의 의미 있는 반전이 없는 한 ROE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DGB금융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01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JB금융에 밀려 업계 3위를 기록했지만 지주사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DGB금융 측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견조한 이익 기여도를 호실적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 DGB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9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8%나 급증했다. DGB금융의 비은행계열사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에 대해 "2015년 이후 생명보험, 캐피탈 등 M&A를 통해 이익증가 및 수익 다변화를 추구했지만 지주 이익기여도는 크지 않아 순이익은 3000억원 수준에서 정체됐다"며 "그러나 증권사 인수와 자회사의 견조한 실적 개선으로 2019년부터 경상적 순이익으 3500억원 중반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