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기준금리 0.25%p 인하…시장, "예상보다 매파적"
미 연준, 기준금리 0.25%p 인하…시장, "예상보다 매파적"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8.0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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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물가압력·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양적 긴축 정책 조기 종료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낮은 물가압력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연준은 이번 조치가 통화 정책의 중간 조정적 성격인 '보험성 인하'임을 분명히 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제공=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제공=연합뉴스

연준은 3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가계지출, 고용 등의 지표는 견고한 수준을 나타냈지만 낮은 물가압력과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 등을 고려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FOMC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6월 FOMC 이후 수집된 정보에 따르면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며 경제 활동도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증가했고 가계지출도 증가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업투자는 약해지고(soft) 있고, 인플레이션과 변동성이 큰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12개월 전 대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저물가 현상이 지속돼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연준은 오는 9월 말로 예정됐던 대차대조표(보유자산) 축소 종료 시점도 8월로 앞당겼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달러화를 회수하는 정책이다. 즉, 시중의 달러 유동성을 회수하는 '양적 긴축' 정책을 조기에 종료키로 한 것이다.

이날 시장은 미 연준의 결정에 대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매파적(통화긴축선호)' 태도가 강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이번 금리인하는 보험성 성격으로 장기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앞으로의 경기 전망과 위험에 달렸다"며 "이번 금리인하는 명확하게 보험적 성격이고 장기적인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말해 통화완화 기조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시장참여자들이 기대했던 공격적인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는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금융시장은 주가 하락, 달러 강세로 반응하며 매파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며 "연준이 성명서에 명시한 바와 같이 예방적 금리인하 대응 필요성은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파월 의장의 매파적 스탠스는 미국 경기를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