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대법 “학교 급식 대신 개인 도시락 안 돼”
伊대법 “학교 급식 대신 개인 도시락 안 돼”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9.08.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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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 위화감 조성 우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어린이집 급·간식비 및 표준보육료 인상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7.29./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어린이집 급·간식비 및 표준보육료 인상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7.29. /사진=연합뉴스

[비즈트리뷴=박병욱 기자] 이탈리아에서 학교 급식을 거절하고 가정에서 도시락을 싸 오는 행위를 금지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각자 도시락을 가져올 경우 빈부 계층 간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7월 3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대법원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급식 대신 개인 도시락을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며 일부 학부모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30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이 함께 모여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은 이탈리아의 오랜 관행”이라며 “개인별 도시락은 이런 전통에 따라 형성된 '평등 의식'을 깨뜨릴 수 있다”고 판시했다.

부유한 계층의 학생이 비싼 음식으로 가득 찬 도시락을 싸 올 경우 빈부 간 차별과 위화감이 조성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또한 “가정에서 요리된 검증되지 않은 음식이 학생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북부 토리노의 학부모 38명이 2014년 교육부를 상대로 학교 급식과 개인 도시락 사이에 선택권을 달라는 취지의 집단 소송을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1심에서는 패소했으나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며 대법원까지 오게 됐다.

이탈리아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구내식당에 함께 앉아 똑같은 음식을 나누는 게 오랜 전통이었으나, 수년 전부터 학교 급식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며 이런 전통이 흔들릴 조짐을 보여 왔다.

특히 일부 학교 급식에서 곤충과 쥐의 배설물 등이 발견되는가 하면 급식 공급업체의 3분의 1이 보건 위생 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경찰 조사도 나와 학부모들을 경악하게 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국민의 26%가 학교 급식을 믿지 못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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