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새우깡원료 美원료 고집" ...군산 정치권 좌불안석
농심 "새우깡원료 美원료 고집" ...군산 정치권 좌불안석
  • 구남영 기자
  • 승인 2019.07.3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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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자' 새우깡 ㅣ연합뉴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 농심이 새우깡의 원료를 군산 꽃새우에서 수입산으로 바꾸면서 지역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산시의회는 30일 군산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심이 서해 환경오염을 핑계로 새우깡의 원료인 꽃새우의 구매선을 변경해 지역 어민은 물론 전북 어민들의 생존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새우깡은 48년간 군산 앞바다에서 잡힌 꽃새우를 사용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 과자인데도 근거 없는 서해 환경오염을 이유로 수매를 중단한 것은 값싼 수입산으로 주원료를 대체하려는 대기업의 얄팍한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군산을 지역구로 둔 국회 김관영 의원과 어민, 농심 관계자들은 29일 긴급 면담을 했다.

   
김 의원은 "기업이 수익과 품질관리를 우선하는 것은 마땅하나 지난 30여년 원료를 묵묵히 수급해온 어민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농심과 어민들 간의 공조 강화를 당부했다.

   
군산시도 농심의 서해 환경오염 주장이 어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 부안군과 고창군, 충남 서천군 등 서해 인근 지자체와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시는 꽃새우 특산품 개발과 수산물 건조가공공장 설립 등 장기대책을 세우고 박람회와 축제 등을 통해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농심은 서해에서 잡힌 꽃새우로 새우깡을 생산하다가 3년 전부터 국내산 50%·미국산 50%씩을 사용해 왔다.

   
농심은 지난해부터 아예 군산 꽃새우를 납품받지 않고 있다.

   
농심은 비축한 국산 새우가 소진되면 100% 미국산 새우로 새우깡을 만들 방침이다.

   
농심은 "서해의 환경 악화로 꽃새우 품질이 예전 같지 않아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라며 "이물질 문제만 해결된다면 언제든지 국산 새우를 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산연안조망협회 회원들은 지난 25일 군산시수협을 찾아 꽃새우 가격 폭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는 농심이 새우깡의 주원료를 군산 꽃새우에서 수입산으로 돌리며 한때 1상자당(14∼15㎏들이) 9만원을 넘어섰던 꽃새우 위탁판매 가격이 최근 2만7천∼2만8천원까지 급락했다고 하소연했다.

   
농심은 한해 300∼500여t의 군산 꽃새우를 원료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꽃새우 전체 생산량의 60∼70%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