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금융그룹, 지역경기 불황에도 2Q 실적 '선방'
지방 금융그룹, 지역경기 불황에도 2Q 실적 '선방'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7.29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NK·DGB금융 '약진'...JB금융 '어닝서프라이즈'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지역경제 침체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지방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각 금융지주사들이 부실 관리와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 방어에 적극 나선 결과란 분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3대 지방 금융지주사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0% 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BNK금융은 오는 31일, DGB금융과 JB금융은 각각 다음달 1일과 2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이날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예측한 3대 지방 금융지주사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은 3673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9% 높은 수준이다. 하나금융투자도 3대 금융지주사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을 3750억원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분기보다 10.6% 증가한 규모다.

지역경기 침체에 따른 지방은행 위기론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 예측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선제적 부실 관리, 비용 효율화 등이 있다.

지방 금융지주 1위 타이틀 유지가 예상되는 BNK금융은 적극적인 부실자산 처리와 신규 부실 축소 등이 호실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BNK금융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9.0% 오른 1730억원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에 대해 "기대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대규모 부실 발생 사안이 없기 때문"이라며 "경기 침체가 상당기간 진행되면서 부실기업이 어느 정도 정리된 데다 최근 자동차, 조선업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이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BNK금융의 경우 금융사의 부실대출 대응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NPL커버리지비율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금융사가 부실 대출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향후 잠재 부실에 대응할 능력이 크다는 의미다. BNK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은 지난 2017년 말 84.61%에서 지난해 말 91.81%로 올랐고, 지난 3월 말에는 98.40%까지 꾸준히 개선됐다.

치열한 2위 다툼에서는 DGB금융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성장성 측면에서는 JB금융이 앞섰다.

JB금융의 2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JB금융의 실적 개선은 핵심 자회사인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하고 있고, 조직개편 등 비용 효율화를 단행하면서 자산건전성이 개선된 데 따른다.

특히, JB금융은 올해 4월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지주사 조직을 기존 4본부 15부에서 4본부 10개부로 축소하고, 인원 30%를 영업점으로 발령하는 내용의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재편을 단행했다.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력 강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실제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이달 초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사 예산의 30% 이상을 절감했다"며 "수익성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고 이에 따른 결과(실적)도 상당히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JB금융에 대해 "1분기 중 -1.7%를 기록했던 은행 합산 대출증가율은 1.0% 내외로 반등이 예상되고 NIM 또한 전북은행을 중심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체율과 NPL비율 등이 전년 동기 대비 5~10bp 낮게 유지되고 있어 자산건전성 흐름은 안정적"이라며 "명예퇴직 실시 등을 통한 비용 효율성 개선 노력 또한 병행되고 있어 비용 상승 압력 또한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업계 2위에 이름을 올릴 DGB금융의 경우 2분기 9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한 수치다. 다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2021억원을 기록해 2% 증가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DGB금융에 대해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 매각이익이 반영되는 3분기 이후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DGB금융은 지난 5월 손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지분을 각각 하이톈인터내셔널시큐리티즈와 뱅커스트릿에 매각한 바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졌던 2017년 하반기 이후의 저성장에서 벗어나 성장률이 복원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며 "손자회사인 하이자산·선물 매각이익은 3분기 반영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