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네이버 vs 카카오, 금융사업 '혈투'…핀테크 플랫폼 최강 가린다
[이슈분석] 네이버 vs 카카오, 금융사업 '혈투'…핀테크 플랫폼 최강 가린다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2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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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핀테크 플랫폼 분야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5일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함으로써 금융서비스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내 ICT 기업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간편결제시장(페이)을 시작으로 대출 자산관리 인터넷은행 등 '생활 금융 플랫폼'을 누가 장악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혈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네이버와 카카오는 언뜻 보면 경쟁 관계에 놓인 듯 했으나, 대표 사업은 포털과 메신저로 엄연히 달랐다. 양 사가 사업 중인 페이 분야의 간편결제 서비스도 지금까지는 크게 겹치지 않았다.

네이버는 포털 내 쇼핑 검색 서비스의 결제 수단으로 네이버페이를 활용했을 뿐 그 외 분야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의 각종 쇼핑 서비스를 넘어 오프라인 간편결제 및 금융 상품 등 전방위적으로 금융 사업을 추진해왔다. 사실상 카카오가 네이버를 해당 분야에서 경쟁 업체로 인식할 필요가 없었단 얘기다.

하지만 네이버가 이번에 네이버페이를 분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온라인에 제한되있던 금융 사업을 오프라인까지 넓히며 전방위적인 영토 확장에 나설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는 카카오가 영위 중이던 사업 영역까지 침범하게 된다.

네이버가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약속받을 정도로 이미 초반 기세가 상당하다. 네이버는 이번 3분기 식당예약·현장결제·포장 등 서비스 '테이블오더'로 첫 걸음을 뗄 것으로 보인다. 이어 대출·보험·투자 등 금융 서비스도 줄줄이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막강한 검색 서비스와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풍부한 이용자 데이터도 네이버의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체 발표 기준 네이버페이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1000만명에 달한다. 다만 이미 오프라인 간편결제 및 금융 상품·서비스 등에서 카카오가 한 발 앞서있는 만큼, 네이버가 격차를 어느정도까지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카오도 '금융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 카카오는 최근 금융위원회의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의 한도초과보유주주 승인 심사를 통과했다. 카카오뱅크의 최대 지주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카카오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금융이 본격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존재는 네이버에는 없는 카카오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 또한 빠른 외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 결제액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가맹점은 올해 초 이미 20만곳을 넘겼고, 4만여곳에 육박하는 알리페이 국내 가맹점에서도 조만간 연동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공과금 납부, 택배 배송 등 간편 결제를 넘어선 영역까지 확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개선 측면에서 카카오가 이미 네이버보다 우월한 상황인 만큼, 네이버가 섣불리 덤벼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는) 광고 외에도 컨텐츠, 커머스 등의 매출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비용효율성 제고를 통해 마진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론적으로 수익성개선의 강도 측면에서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우월하며, 신규비즈니스 역시 카카오가 네이버에 대비해 앞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에 대해서는 "(네이버의 경우) 1000만명 규모의 결제 트래픽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확률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