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최태원 회장의 'SK 수평적 조직' 시험대…'실용과 미래'로 출발
[이슈분석] 최태원 회장의 'SK 수평적 조직' 시험대…'실용과 미래'로 출발
  • 이연춘
  • 승인 2019.07.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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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쇄신안을 내놓았다. 임원 직급 폐지는 최 회장이 강조하는 유연하고 평등한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조치다. '실용과 미래'를 내세우면서 SK의 혁신과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SK그룹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번 혁신안을 계기로 과거 선단식 수직 계열화된 경영 구조를 수평적 조직체제로 전환한다.

SK그룹이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다음달부터 전무, 상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한다. 국내 주요 그룹 중 임원 직급을 없애는 것은 SK그룹이 처음이다.

SK그룹은 상명하복 톱-다운 방식의 수직적 내부 조직 문화도 바툼-업 등 상하 소통이 자유로운 조직 문화로 변화가 예상된다. 개인의 창의적 능력을 고양시키는 좀 더 젊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화하는 셈이다.

이 그룹은 기존 부사장, 전무, 상무로 구분하던 임원 직급을 없애고 임원 내 승진 인사도 폐지하는 '임원제도 혁신안'을 다음달 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

임원의 호칭은 본부장과 그룹장 등 직책 중심으로 바꾼다. 직책이 없는 임원은 모두 부사장(vice president)으로 통일된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지주회사 SK(주)와 자회사 SK텔레콤 등을 중심으로 사무실의 칸막이를 없애고 직원들이 직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공유오피스를 도입했다.

SK그룹이 임원 직급을 파괴하는 파격적인 인사 시스템을 전격 도입하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조직 문화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말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SK그룹 2018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딥 체인지를 이끄는 주체는 결국 사람(인재)이고 딥 체인지의 핵심은 기술(Tech.)에 있는 만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라는 차원에서의 HR(human resources)제도 개선과 기술 기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시스템의 획기적인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이 같은 직급 파괴가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처럼 조직 효율성과 혁신 속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SK그룹 전반에 불필요한 형식과 격식이 사라지고 창의와 자율을 중요시하는 수평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SK그룹 안팎에선 평가한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어 임직원들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회사는 "직급제 폐지를 포함한 임원제도 혁신안을 확정해 25일부터 계열사별로 설명회를 열어 전파하고 있다"며 "이번 혁신안으로 임원 인사는 새로 임원으로 임용되거나 대표이사 선정 때만 인사 발령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