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영업익 반등 했는데…판매 감소 폭 커졌다
현대·기아차, 영업익 반등 했는데…판매 감소 폭 커졌다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7.2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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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개선하면서 본격적인 반등의 신호탄을 알렸지만 과제도 적지 않게 남았다는 평가다. 가장 큰 고민은 판매량의 감소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란히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 

이 때문에 지난 2분기 우호적으로 돌아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기라도 할 경우 여전히 성장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2분기에 양사는 모두 두 자리 수 영업이익 상승률을 보였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 30.2% 신장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매출 14조5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신장했고 영업이익 5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신장했다. 

외형상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지만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분기에 총 110만491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7.3% 줄었고 기아차는 같은 기간 70만273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한 셈이다. 여기에는 신차 출시에 따른 효과와 더불어 SUV 비중을 확대하면서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주효했다.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환율에 따른 영향이다. 

2분기 현대차는 환율영향으로 영업이익에 2644억원이 불어나는 영향을 받았고 기아차는 영업이익에 1600억원이 늘어난 효과를 누렸다. 매출에서도 현대차는 환율에 따라 3070억원의 상승 효과를 누렸다. 

이를 제외하면 양사의 영업이익 상승 폭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말 1106.50원에 불과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1195.5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분기 평균 1075원에 달하던 환율은 올해 상반기 평균 1146원이다. 

이 때문에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의 위기감은 적지 않다. 현대차의 경우 2분기 기준 판매가 늘어난 지역은 국내(8.1%)와 중남미 권역(4.7%) 뿐이다. 유럽권역은 4.8%가 감소했고 인도 7.7%, 러시아 1.5%, 북미 4.1%, 기타 1.0%가 각각 감소했다.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은 전년 동기 대비 35.1%가 감소한 중국 권역이다. 

기아차도 상반기 기준 북미 권역(3.8%)과 유럽권역(1.6%)을 제외하면 중국 권역 및 국내 판매량이 모두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와 이에 따른 투자위축, 신흥국 경기 부진 등 다양한 부정적 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신차를 지속 출시하고 SUV를 중심으로 한 제품 믹스 개선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토대 역시 착실히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를 본격화 하고, 인도시장에서는 베뉴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통해 위축된 판매 흐름을 극복하고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면서 “주요 시장에서 신차 판매 확대 및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최근 국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준대형 세단 K7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신규 소형 SUV 셀토스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아울러 미국의 대형 SUV 텔루라이드의 생산목표를 6만대에서 8만대로 높이면서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미래를 위한 효율적인 투자를 포함해 향후 당사의 전반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함으로써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