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1년, LG유플러스 하현회號] 만년 3위의 반란…"철저한 준비로 시장변화 주도"
[지휘봉 1년, LG유플러스 하현회號] 만년 3위의 반란…"철저한 준비로 시장변화 주도"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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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 16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오랜 기간 고착된 5:3:2(SKT:KT:LGU+)의 점유율 구도에 '만년 3위'라는 수식표가 따라 붙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기회삼아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점유율 구도를 4:3:3(SKT:KT:LGU+)으로 재편시키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른바 꼴찌의 반란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연합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연합 제공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5월 기준 점유율이 전월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27.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전월 대비 5.7%포인트 늘어나며 시장점유율 40.8%까지 올랐다. KT는 전월 대비 6.5%포인트 감소한 32.1%다. 주목할 부분은 KT의 감소한 점유율이 고스란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 추세라면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올라 안정적인 '4:3:3'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LG유플러스가 5G 초기 시장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 부회장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하 부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5G에 대한 투자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그는 앞서 지난해 12월 용산사옥에서 진행된 5G 기자간담회에서도 '5G 1등'이라는 전략에 따라 "타사 대비 빠른 속도로 5G 기지국 구축에 나서고 있다"면서 5G 초기 시장에서의 선점을 위한 준비로 숨가쁜 행보를 보여왔다.

4월 5G 민간 상용화 이후, 하 부회장은 이같은 준비를 토대로 줄곧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을 펴왔다. 지난 4월 5일 기준,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단말기에 최대 54만6250원을 지원하며 초강수를 뒀다. 당시 경쟁사인 SK텔레콤이 공시지원금 최대 22만원, KT가 최대 21만5000원이었던 점을 미뤄볼 때 상당히 공격적인 마케팅이었다.

그는 공격적인 공시지원금과 함께, 또 한편으로는 5G 킬러콘텐츠라 불리는 실감형미디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U+5G 체험관'을 줄줄이 주요 도시에서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LG유플러스 5G 알리기에도 나섰다.

최근에는 경쟁사를 대상으로 도발한 '서울 5G속도 1등' 논란도 결국 5G 초기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말 자체집계 기준으로 가입자 점유율 29%를 달성하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

하 부회장은 지난 17일 성과 공유회에서 "(전 직원이) 똘똘 뭉쳐 달려온 결과 5G 상용화 100일 만에 5G 점유율 29%를 달성했다"며 "철저한 준비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결과가 성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하 부회장이 취임한 후 LG유플러스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결국 성과의 결과물인 '실적'이 개선돼야 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LG유플러스의 실적은 5G 초기 투자에 수조원대의 자금을 쏟아 부은만큼, 현재까지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하 부회장이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실적인 2018년 4분기의 경우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10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3%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94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3.7% 상승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5G 투자로인해 영업이익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5G 가입자 유치 마케팅에 비용이 상당히 많이 지출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마케팅 지출에 상응하는 가입자 증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