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보복] 정부 소재 국산화 총력지원…일본산 대체품 관세감면 검토
[일본경제보복] 정부 소재 국산화 총력지원…일본산 대체품 관세감면 검토
  • 구남영 기자
  • 승인 2019.07.21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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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가 이뤄진 지 보름이 지나고 화이트 국가(백색국가) 배제 등 '추가 보복'까지 예고되면서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6월 국회에서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무산되고 7월 임시국회 소집 여부조차 합의되지 않아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한층 불투명해진 가운데, 정부는 여야 합의 시 조속히 증액·삭감 심사를 완료할 수 있게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또, 일본을 대체해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반도체 소재에 관세를 깎아주는 '할당관세' 적용을 검토하는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 기재부, 日대응 추경 2천700억 증액 추진…3천억 예비비 확보도

   
정부는 국회에서 심의 중인 추경안에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 관련해 당초보다 예산을 증액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최종 증액 규모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여야가 협의해서 정해달라고 요청했다.

   
21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관계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벤처부를 중심으로 당장 추경안에 추가 반영해야 할 긴급 소요 예산을 취합한 결과, 총 7천929억원의 증액 요구가 있었다.

   
기재부는 이들 사업에 대한 검토를 거친 결과 약 2천730억원 규모의 증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여야 지도부와 국회 예결위 등에 최근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복수의 의원들이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했다.

   
국회 예결위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협의를 거쳐 여당이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각 상임위 단계에서 증액을 요구한 사업들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 국산화에 집중돼 있다.

   
산업부 예산을 보면 일본의 수출규제 3개 대상 품목을 포함해 대일 무역역조가 높은 핵심 품목과 대외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 대한 시급한 연구개발(R&D)을 위해 2천500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제조기반 생산시스템 R&D 성과물 사용처에 실증을 통한 조기 장비 상용화를 위해 1천500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소재부품 상용화 지원 장비 신규 도입과 공급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400억원 증액을,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의 성능평가 필요 기업을 발굴하고 성능개선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350억원 신규 반영을 요구했다.

   
기술력과 개발 의지가 높은 중견·중소기업이 소재부품 분야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통해 조기 성과를 창출하는 사업에 150억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등 분쟁 대응과 법률 검토를 위해 22억원의 증액을 요구했다.

   
중기부 예산에서는 민간투자가 저조한 소재부품 기업 등 제조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모태펀드를 통한 전용 펀드 조성을 위해 1천억원을 늘려달라고 했다.

   
소재부품 분야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공급 확대를 위해 480억원 증액을,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소재부품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600억원 증액을 각각 요구했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 등 국가 간 무역 분쟁 시 피해를 보는 중소기업 실태 조사와 연구 용역, 컨설팅 등을 위해 560억원, 일본 수출 규제 품목 관련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성장 기반사업에 300억원,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요소기술의 기술개발 지원을 위해 210억원을 각각 요청했다.

   
과기부 예산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구축에 필요한 115억원을 배정하고,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국내 팹리스 중소업체의 시제품 제작과 연구개발을 지원할 수 있도록 110억원을 늘려달라고 했다.

   
연구개발특구 내 소재·부품 생산 기업들의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252억원을 증액 요구했다.

   
국산화가 시급한 수출 규제 소재 품목을 중심으로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기 위해 '소재융합혁신기술개발' 33억원과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 37억5천만원, 국산화가 시급한 소재품목 개발을 위해 나노융합 2020 사업의 원천기술 상용화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60억원을 각각 요청했다.

   
불화 폴리이미드 소재 개발 등(25억원), 디스플레이·전기차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소재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15억원), 첨단 소재·부품 국산화를 위한 실용화 개발 사업비(12억원), 초정밀 롤러 베어링용 세라믹 소재 원천기술 개발(8억원)을 위한 증액 요구도 있었다.

   
정부·여당은 이번 추경을 통해 목적예비비를 3천억원 더 확보해둘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여당 예결위 간사인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피해에 대비하고 유사시 신속 대응하기 위해 목적 예비비 용도에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을 추가하고 목적 예비비를 1조8천억원에서 2조1천억원으로 3천억원 증액하자는 의견을 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관련 예산이 꼭 추경안에 반영돼야 한다"면서 "7월 임시국회가 열려 심사가 재개됐을 때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日대체품에 '할당관세' 검토…"화이트리스트 제외 대비"

정부는 일본을 대체해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반도체 소재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주는 '할당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할당 관세는 정부가 정한 특정 수입 품목에 대해 최대 40%의 관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일본산이 아닌 다른 나라의 반도체 소재·부품을 수입할 때 관세를 깎아줘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주자는 취지에서 이를 검토했다.

다만 할당관세는 국가가 아닌 품목 기준으로 적용되므로 당장 시행하면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까지 관세를 면제해주는 문제가 있다. 또, 아직 기업의 대체 수입이 가능할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에서 어떤 품목에 대해 필요하다는 요청이 들어오면 타당성이 있는지 검토할 수 있다"며 "다만 지금까지 신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했다.

정부의 관련 대책 마련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9일 관계장관회의에서 '단기 대책'의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정부는 주요 화학물질 등의 R&D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필요시 신규 화학물질의 신속한 출시를 지원한다.

기업이 R&D 관련 주52시간제 적용에 애로사항을 호소하자, 시급한 국산화를 위한 신속한 실증 테스트 등의 경우 특별연장근로를 인정하기로 했다. 연구개발 인력의 재량근로제 관련 지침을 이달 말 제공할 예정이다.

피해가 우려되는 기업들에 대해 필요한 금융지원을 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조속한 기술개발이 필요한 핵심 연구개발 과제를 중심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2020년 예산 반영을 추진한다.

핵심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술에 신성장 R&D 비용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기재부는 "상황 전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만일의 경우에도 대비하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주요 품목 중심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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