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차 셀토스, 소형같지 않은 SUV…다시 쓰는 프리미엄
[시승기] 기아차 셀토스, 소형같지 않은 SUV…다시 쓰는 프리미엄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7.19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소형 SUV는 올해 가장 뜨거운 세그먼트가 되고 있다. 지난달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패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된데 이어 최근 현대자동차의 베뉴가 이어 기아자동차의 셀토스가 나란히 출시됐기 때문이다. 

이미 소형 SUV 시장에서는 이들 외에도 현대차 코나, 기아차 니로와 스토닉, 쏘울 부스트가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과연 기아차 셀토스는 이 험난한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까.

지난 19일 경기도 여주 마임 비전 빌리지에서 열린 기아차 셀토스 출시 및 시승행사에 참여했다. 시승코스는 원주 오크벨리까지 약 120km의 왕복구간으로 이어졌다. 

사진=기아차
사진=기아차

사실 셀토스는 앞서 출시된 베뉴와 추구하는 방향 자체가 다른 차다. 베뉴가 1인 라이프를 타겟으로 했다면 셀토스는 그 너머 ‘작지만 편안한’ 패밀리 SUV를 추구했다. 그러다보니 두드러진 차이는 바로 차체의 크기다. 

셀토스의 전장은 4375mm으로 베뉴보다 무려 335mm가 더 길다, 소형 SUV 중 최대 길이다. 폭 역시 1800mm로 베뉴보다 30mm가 더 넓다. 그렇다보니 실내 공간은 자연스럽게 더 넓어진다. 셀토스의 축거는 2630mm로 베뉴의 2520보다 110mm가 늘었다. 

이 때문에 2열과 러기지 공간의 활용도는 크게 늘었다.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크게 불편하지 않은 2열과 골프백은 척척 쌓이는 498L의 트렁크 용량은 소형 SUV에서 보기 드문 공간활용성을 보여준다. 

실내도 돋보인다. 10.25인치 네비게이션이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가죽을 덧대 고급스러워 보이는 대시보드와 실내 인테리어, 통풍시트 옵션은 ‘엔트리급 SUV’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옵션이긴 하지만 보스(Bose) 스피커의 웅장한 저음과 우퍼는 단연 백미다. 

주행 성능도 돋보인다. 이날 시승한 가솔린 모델의 엔진 감마 1.6 T-GDi 엔진은 벨로스터, 코나, K3 GT 등에도 적용된 현대·기아차의 대표적인 터보엔진이다. 최고출력이 177마력, 최대토크가 27.0kg·m에 달한다. 이미 다른 차종에서 증명된 것처럼 시원한 가속력과 부족하지 않은 출력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소형 SUV를 구매하면서 주행성능에 대해 갈증했던 소비자들에게는 확실한 매력포인트가 될 것 같다. 

셀토스의 2열.
셀토스의 2열.

아울러 시승구간에서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의 역할도 동급차량 이상을 지원한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나 차선 이탈방지 보조(LKA) 등의 기능은 최근 소형 SUV에도 도입되는 추세지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 차로 유지 보조(LFA) 등의 기능까지 지원하는 경우는 동급에서 셀토스가 유일하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셀토스는 기아차에서 많은 정성을 들인 티가 나는 차다. 왕년 RV 명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기아차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성능이나 편의기능, 첨단기능 면에서 동급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기 위해 각종 편의 시스템을 동원했다. 

그렇다보니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뒤쳐진다. 셀토스의 판매가격은 1.6 터보 가솔린 모델 트렌디 1929만원, 프레스티지 2238만원, 노블레스 2444만원이고 1.6 디젤 모델 트렌디 2120만원, 프레스티지 2430만원, 노블레스 2636만원이다.

베뉴가 1473만원부터 2111만원까지인 것과 비교하면 500만원 가량이 더 비싸고 티볼리의 1678만~2535만원과 비교해도 다소 비싼 편이다. 엔트리 모델로서 소형 SUV가 거론된다는 점에서 이런 가격차는 체감 폭이 더 클 수도 있다. 

기아차의 준중형 SUV 스포티지가 2120만원부터 시작하는 것과 비교해도 중복되는 구간이 꽤 길다. 

과연 소비자는 셀토스의 가치를 얼마나 평가할까. 소형 SUV 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 ‘하이클레스’라는 수식어를 단 셀토스가 SUV 명가 기아차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