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보복] '디지털카메라 강자' 소니·캐논·니콘, 불매운동 확산에 '노심초사'
[일본경제보복] '디지털카메라 강자' 소니·캐논·니콘, 불매운동 확산에 '노심초사'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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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제재에 따른 여파로 한·일 감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국내의 일본산 가전제품 등의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이 지금껏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 만큼, 이번에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불매운동은 예사롭지가 않아 보인다.
 
日 불매운동 포스트
日 불매운동 포스트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 17일 전국 성인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실태(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를 조사한 결과, '현재 참여하고 있다'는 응답이 54.6%에 달하며 일주일 전보다 6.6%포인트 상승했다. 불매운동이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불매운동 열기가 점차 거세지면서, 그 여파는 전자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의 가전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일본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큰 활약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딱 한 곳, 디지털카메라 분야만큼은 얘기가 다르다.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미러리스(내부에 거울이 없는 카메라),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을 막론하고 캐논·니콘·소니 등 일본 기업들이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지털카메라 판매량은 2029만대로, 캐논·니콘·소니·후지필름·올림푸스 등 일본 회사가 85.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일본의 독점 분야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카메라 업체마저도 불매운동 확산에 따라 이달 들어 판매량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실제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자료를 보면, 디지털카메라의 7월 둘째주 판매량은 전 주 대비 14%, 전월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한일 관계가 본격적으로 악화되는 시점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7~8월의 경우 휴가철을 맞아 카메라를 구매하는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전통적인 카메라 성수기로 꼽히지만, 오히려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카메라 업체들은 현 상황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일본에 대한 국민감정이 좋지 않은 만큼, 섣불리 말을 꺼냈다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

다만, 업계에서는 이것이 꼭 일본 불매운동 여파는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7월이 전통적인 카메라 성수기 시즌이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뤘을 가능성도 있다"며 "디지털카메라 분야는 매니아 시장에 속하는 만큼, 불매운동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