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50%로 인하...성장률 전망치도 2.2%로 낮춰(종합)
한은, 기준금리 1.50%로 인하...성장률 전망치도 2.2%로 낮춰(종합)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7.1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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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출·설비투자 부진...향후 경기 낙관 어려워"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8일 오전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전격 인하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2%로 대폭 낮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췄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췄다./사진제공=연합뉴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는 조치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다음달 30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는 만큼 한은이 FOMC 결과를 우선 지켜볼 것이란 게 시장의 판단이었다. 그동안 한은이 미 연준에 앞서 금리를 내린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금리를 인하하면서 한은이 국내 경제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2.5%)를 하회하는 2%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들어 수출 부진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7월 1~10일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다.

이 총재도 금통위 직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반영했다"며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한은은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부진 등 국내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여전히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통위는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해지는 움직임을 지속했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는 앞서 정부가 이달 초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2.4~2.5%)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4월에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춰 제시한 바 있다.

물가상승률 전망도 1.1%에서 0.7%로 낮췄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6개월째 0%대를 기록해 기존 전망치인 1.1%를 크게 밑도는 상황이었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경제전망 이후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제여건의 변화를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2%, 소비자물가상승은 0.7%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이 예상을 뛰어넘고 금리를 인하하면서 올해 금리인하를 한 차례 더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의 경제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 확장적 재정정책과의 정책조합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7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7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시장은 연내 추가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