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보복] 저비용항공사(LCC), 日 불매에 속앓이…“8월 이후가 문제”
[일본경제보복] 저비용항공사(LCC), 日 불매에 속앓이…“8월 이후가 문제”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7.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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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당장 일본노선의 탑승률은 변화가 없지만 이미 예약률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죠.”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국내 여론이 ‘일본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면서 LCC는 그야말로 악재를 맞이한 업종 중 하나가 됐다. LCC의 주요 노선인 단거리 노선 중에서도 일본노선 비중이 크게 높기 때문이다. 

당장 탑승률은 변동이 없지만 예년에 비해 예약은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17일 LCC 업계에 따르면 일본 불매 운동을 통한 일본 여행의 감소는 현재까지 탑승객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탑승률이 떨어지더라도 환불수수료 등으로 수익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지만 문제는 이번 여름 성수기 이후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당장 탑승률은 큰 변동이 없지만 예년이었으면 10~11월 예약이 차고 있을 시기에 9월 예약물량도 차지 않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탑승률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추세적으로 악재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실제 LCC 업계의 고민은 올해 여름 성수기 이후다. 당장 예약 물량을 소화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더라도 비수기 신규 여행수요의 감소는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LCC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올해 1~5월 일본 여행객이 전년 대비 4.7% 감소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오는 9월 비수기에 일본 노선의 매출 감소가 시작되면 수익성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CC가 이처럼 일본 불매운동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일본 노선의 비중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1분기 기준 일본 노선의 매출 비중은 25% 가량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역시 각각 24%, 28%를 차지하고 있고 티웨이항공의 비중도 3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에어서울이다. 에어서울의 18개 노선 중 12개가 일본 노선이다. 비중만 60%가 넘는다. 

LCC는 구조적으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그중 일본 노선은 이들에게 수익을 보장해온 황금 노선으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간 LCC는 일본의 소도시까지 노선을 경쟁하듯 확대해왔다. 

결과적으로는 이는 최근 일본의 무역규제에 따른 악재로 돌아오는 중이다. 더 큰 문제는 마땅한 대안을 만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미 주요 LCC는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가 발표된 이후 일제히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통 비행기 예매가 1~2달 전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영향은 8월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80% 중반대 탑승률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수율하락을 동반하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