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 대책,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8·2부동산 대책,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 승인 2017.08.0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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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8·2 부동산 대책'이 주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건설업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설정, 금융 및 세금 규제, 분양시장과 청약시장의 제도 개편 등 과거 수 년에 걸쳐 시행됐던 규제들을 총망라해 발표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LTV·DTI 규제다.

과거 2010~12년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적이 있는데, 이때 함께 줄어든 것이 주택담보대출 증감률이다.

한화투자증권 송유림 연구원은 3일 "이번 대출 규제가 역대 최고 수준인 만큼 주택가격을 잡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참여자들의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단기 가격조정, 부동산 거래 둔화 등이 예상되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는 내년 4월 이전에 이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 연구원은 "공급 부족에 대한 논란을 일축하며 주택 공급을 제한하는 가운데, 부동산 보유세가 아닌 양도세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오히려 매물을 묶어두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2002년 8월 투기과열지구 도입 이후 2003년부터 본격적인 부동산 규제를 실시했으나 오히려 2005~06년에 주택가격 급등을 경험한 바 있다. 수요 억제에 지나치게 쏠린 규제는 잠시 누를 뿐 이를 완전히 해소시키진 못한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조정 예상, 건설사 주가는 제한적

NH투자증권 이민재 연구원은 "8.2 부동산 대책 후에도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 종합부동산세, 보유세, 재산세 등의 세금부과 등 추가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주택 투자심리 약화와 주택 분양시장 둔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1월), 양도소득세 강화(4월)과 함께 아파트 입주물량 급증(2018년 45만세대, 2019년 41만세대)에 따라 국내 부동산 시장은 조정구간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지방, 내년 상반기 경기도 지역, 내년 하반기부터 서울 지역까지 주택 가격 조정 시작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건설업종 주가는 크게 영향을 받지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송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 강화는 주택공급 제한, 분양 및 청약시장 냉각, 중도금대출 부담, 분양률 감소 등을 야기할 수 있어 건설업종에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건설업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대책이 규제 강화 기조로 돌아선 지난해부터 국내 주택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데다, 실적 측면에서도 2015~16년에 공급된 아파트 분양률이 매우 양호해 안정적인 먹거리가 내후년까지 이미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향후 분양 실적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현재까지의 수급 현황을 살펴보면 미분양 위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수도권 지역의 수급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며, 미분양 세대수를 보더라도 일부 지방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이 연구원은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은 수도권 지역, 재건축/재개발 물량 중심으로 구성돼있음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타격은 올해까진 적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GS건설의 경우 상반기에 이미 1만6,000세대(연간 목표 2만7,000세대 대비 60%) 공급을 완료했다. 하반기 1만1,000세대 추가 분양 예정인데,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물량이고, 수도권에 위치해 있음을 감안할 때 정부 대책에 따른 위축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 연구원은 "기존 주택 부문을 바탕으로 한 실적 성장세는 올해, 내년에도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4분기부터는 해외 부문 실적개선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해 건설업종 내 최선호주 유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별도기준 상반기 5600세대(연간 목표 1만1,300세대 대비 5%) 공급을 마친데다 수도권 중심의 재건축/재개발 물량 위주임을 감안하면 역시 상대적으로 위험 노출도가 낮다는 분석이다.

그는 "하반기 해외 신흥시장 매출 본격화와 주택 매출 증가가 이어지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남영기자 mskadud88@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