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판 커지는 합종연횡 합작 프로젝트
석유화학업계, 판 커지는 합종연횡 합작 프로젝트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7.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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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독자 설비와 투자로 설비를 개발해왔던 기업들이 최근에는 협력을 통해 합작사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협력 파트너에서는 국내 기업부터 해외까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는 설비산업인 석유화학 특성상 합작사 프로젝트에서 갈등 요인이 많지 않고 대규모 투자금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선호되는 이유로 꼽힌다. 

16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추진되는 합작 프로젝트 수는 적지 않다.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5일 GS에너지와 8000억원 규모의 비스페놀A(BPA) 및 C4유분 제품을 생산하는 가칭 롯데GS화학의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 서산공장 전경.ㅣ사진=진=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 서산공장 전경.ㅣ사진=진=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지분 51%, GS에너지가 49%를 소유하게 되는 이 프로젝트는 연간 BPA 20만톤, C4유분 21만톤의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에도 현대오일뱅크와 2조7000억원 규모의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추진한 바 있다. 지분 6:4로 투자가 이뤄진 이 프로젝트에서는 중질유분해설비를 통해  폴리에틸렌 75만 톤, 폴리프로필렌 40만 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SK종합화학은 해외의 합작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나서는 경우다. SK종합화학은 최근 중국의 시노팩과 합작사인 중한석화를 통해 중국정유사인 우한분공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1898억원을 출자했다. 합작사 시노팩은 3526억원을 출자했다. 중한석화에 대한 양사의 지분은 35:65다. 이로서 SK-시노팩 합작사는 중국에서 석유화학은 물론 정유사업까지 확대하게 됐다는 평가다. 

추진되는 프로젝트도 적지 않다. SKC는 독일의 화학기업 에보닉, 엔지니어링기업 티센크룹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 중국 석유화학기업 QXTD와 함께 PO(프로필렌옥사이드) 생산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쯔보시 QXTD 공장부지에 건립되는 이 합작사의 생산설비는 PO 30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코오롱플라스틱과 독일의 석유화학기업 바스프는 지난해 세계 최대규모 폴리옥시메틸렌(POM) 공장을 설립, 상업생산을 시작했고 LG화학은 중국의 전기차 기업 지리자동차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1034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합작사 설립이 앞으로도 꾸준히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원료를 공급받아 설비를 통한 분해 등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단순한 구조라는 점도 주효했다. 법인의 경영권에 대해 갈등일 생길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석유화학 기업 관계자는 “석유화학, 정유 등의 산업은 생산설비에 천문학적 투자금이 불가피한데 합작사 형태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상당한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며 “아울러 원재료 공급이나 생산 후 판매처 확보 면에서도 합작사의 강점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