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5일간 사장단회의 시작...韓日 갈등 속 신동빈 메시지 주목
롯데, 5일간 사장단회의 시작...韓日 갈등 속 신동빈 메시지 주목
  • 전지현
  • 승인 2019.07.16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일부터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4개 BU별로 순차적 진행, 중장기 전략 및 목표 공유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롯데그룹이 5일간 열리는 하반기 사장단회의(Value Creation Meeting, 이하 VCM)를 시작했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의 60여 계열사들은 총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19 하반기 LOTTE Value Creation Meeting(이하 VCM)’을 진행한다.

표=롯데지주.
표=롯데지주.

첫 VCM는 식품사업 13개 계열사가 참석,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전 8시50분 경 회의 참석을 위해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은 신 회장은 일본 출장 성과,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 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았지만, 아무런 대답 없이 회의실로 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20분 앞서 도착한 이영호 식품BU장 역시 기자단의 질문 모두를 일축한 채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날 회의장에는 신 회장 및 이 BU장 외에도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 민영기 롯데제과 대표 등 식품 계열사 사장들도 참석했으나 지하주차장 등 다른 경로를 통해 회의실로 자리했다.

◆20일 '통합 세션' 마련, 58개 계열사 총출동

롯데는 기존에 일방향 전달 방식으로 운영됐던 사장단회의를 지난해부터 상호 소통하고 논의하는 방식의 ‘VCM’으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부로부터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 회장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진=롯데지주.
사진=롯데지주.

이에 따라 롯데는 상반기 VCM은 모든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 및 성장전략, 최근의 이슈사항 등을 공유하는 자리로, 하반기 VCM은 사업군별로 모여 각 사의 현안 및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고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는 자리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VCM 역시 4개 BU별로 진행된다. 16일부터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BU 순서로 진행된다.

신 회장과 롯데지주 대표, 사업군별 BU장 주재 하에 해당 BU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이 참석한다. 각 사별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참석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주요 이슈 및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신 회장이 이번 회의에서 던질 화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일본 방문 후 귀국한 신 회장은 롯데가 일본기업이란 이미지로 불매운동 확산 가능성이 있는데다 국내에 진출한 다양한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고 있어 최근 격화되는 한일 갈등과 관련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롯데는 유니클로(롯데쇼핑 49%)나 무인양품(롯데상사 40%), 롯데아사히주류(롯데칠성 50%)와 같이 일본 기업과 합작사가 많아서 양국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불매운동 등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현지 정·관·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신 회장은 경제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5일 일본으로 출국해 10박 11일간의 출장 일정을 소화한 뒤 지난 15일 오전 귀국했다.

신 회장은 일본 출장 기간 중 노무라증권과 미즈호은행, 스미토모은행 등 롯데와 거래하는 현지 금융권 고위 관계자와 관·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현지 기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기존과 달리 올해에는 마지막 날인 20일 통합 세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사업군별로 논의된 내용을 그룹 전반에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란 게 지주측 설명이다.

이날 회의에는 지난 4일간 VCM 참석자들이 모두 모인다.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롯데의 금융부문 4개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매각이 결정됐지만 향후에도 롯데와의 시너지 창출을 지속 모색한다는 차원에서다. 통합 세션에서는 사업군별 대표 계열사가 사업 전략을 다시 한번 발표하고, 이에 대해 다같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