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보복] 불매조짐에 숨죽인 日수입차 “하필 반등 시점에…”
[일본경제보복] 불매조짐에 숨죽인 日수입차 “하필 반등 시점에…”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7.15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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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일본 수입차 브랜드가 숨을 죽이고 있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반일(反日) 정서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상반기는 일본 수입차 브랜드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올해 순조로운 목표 달성을 예고했던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일의 경색된 분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 하반기에 적잖은 변수를 맞게 됐다는 평가다.

15일 국내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일본 수입차 브랜드인 한국토요타자동차, 혼다 코리아. 한국닛산 등은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최근 반일 정서와 일본 불매운동이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핵심이다. 

이들 브랜드는 모두 시민단체 등이 주도하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명단 최상위에 올라 있다. 이에 대한 업계는 숨을 죽이는 중이다. 최근 닛산은 6년만에 풀체인지 되는 신차 알티마에 대한 출시 미디어 시승행사를 취소했을 정도. 

일본 수입차 관계자는 “시기가 시기인지라 제품 홍보 보다는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라며 “정치에 대해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내부적으로는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상반기 일본차 브랜드는 수입차 시장의 전반적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급격하게 성장해왔다. 토요타의 렉서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837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33.4% 신장했고 같은 기간 혼다는 5684대를 판매해 94.4% 신장했다. 닛산은 196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5.4% 감소했지만 이달 중형세단 신형 알티마 출시를 통해 반등을 노리는 상황.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0%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일본 수입차의 약진은 단연 눈에 띈다. 여기에는 일본차 브랜드의 주력 모델 라인업이 주효했다. 

지난 2월 렉서스의 대표 모델인 신형 ES300h가 출시되며 렉서스 브랜드의 신장을 이끌었고 혼다는 지난해 말 간판 세단인 신형 어코드를 출시하면서 혼다의 부활을 알린 바 있다. 최근 대표이사로 새로 취임한 이지홍 혼다코리아 사장은 올해 목표로 1만대 재진입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상반기의 호실적은 하반기의 불확실성에 직면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반반이다. 과거 25년간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관측도 있지만 최근 한일관계의 경색은 과거의 사례와 비교가 힘들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 일본차에 대한 불길한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는 중이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토요타 자동차의 타이어를 누군가 고의로 펑크냈다는 사례나 일본 차량의 주차를 금지한다는 일부 주차장의 안내문 목격담도 올라오고 있다. 

일본 수입차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계약물량에 대한 인도가 이뤄지고 있어 판매량에 영향을 가늠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수입차 기업의 임직원들도 대다수가 한국인이지만 마땅히 하소연 할 곳도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