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게임이 궁금해⑩] 5살 된 '세븐나이츠'…성공비결은 "이용자에게 맞춰라"
[장수 게임이 궁금해⑩] 5살 된 '세븐나이츠'…성공비결은 "이용자에게 맞춰라"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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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패스트푸드와 슬로푸드의 차이는 무엇일까. 흔히 패스트푸드는 '조리가 빠르되 맛의 깊이가 얕고', 슬로푸드는 '느리지만 그만큼 맛이 깊다'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패스트푸드는 간단하지만 매일 같이 먹기에는 입에 물려 쉽게 질린다.

그동안의 모바일 게임은 가만보면 패스트푸드와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나 쉽고 간단히 즐길 수 있지만, 오랫동안 깊게 몰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 흔히 1년이면 그 게임의 '흥망성쇠'가 훤히 다 보이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모바일 게임의 약점을 지속적인 '맞춤화' 전략을 통해 슬로푸드처럼 진국으로 거듭난 게임이 하나 있다. 넷마블의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세븐나이츠'다.
 
사진=넷마블 제공
사진=넷마블 제공
세븐나이츠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조금 독특하다. 출시 초반 반짝 인기를 얻는 이른바 '런칭효과'를 누렸다기보다는 서비스 개선과 효율적인 운영으로 천천히 순위를 끌어올리며 출시 반년 만에 매출 1위로 올라섰다. 흔히, 출시 후 서서히 매출 순위가 떨어지는 게임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여온 것이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에서는 넷마블의 운영과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 개편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초창기 세븐나이츠는 '자동모험'이란 기능이 없어 유저들이 상당히 불편했다고 한다. 일부 이용자들은 자동기능이 없는 탓에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가면서까지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넷마블이 '자동모험' 기능을 도입,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일부 게임에서는 이러한 편의 기능을 만들어 두고도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가령, 자동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게임 재화를 소모해야하는 식이다. 하지만 세븐나이츠는 사용하라고 만든 기능은 모든 이용자들이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놨다.

자동모험 기능 도입 이후, 이번에는 모험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용자들의 불편이 제기됐다. 이에 자동모험 기능에 이은 '모험 3배 모드'를 도입하게 된다. 모험 입장에 필요한 '열쇠'만 충분히 있다면, 한 번의 모험으로 3배의 보상을 받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이같은 기본적인 자동 기능 편의와 더불어 간단한 UI(유저 인터페이스)도 이용자 맞춤형 전략으로 꼽힌다.

오래된 게임은 그만큼 수많은 업데이트를 거쳐 콘텐츠도 방대해진다. 때문에 꾸준히 해 온 이용자가 아닌 이상, 너무 많은 콘텐츠에 헷갈려 하기 일쑤다. 세븐나이츠는 복귀 이용자든, 신규 이용자든 금방 적응할 수 있도록 간단한 UI를 유지시켜오고 있다. 바뀐 것은 많아도 그리 복잡해진 것은 없다는 얘기다. 대표적인게 '콘텐츠현황판'이다. 이것저것 콘텐츠가 많아지면 잊어버리고 넘어갈 수 있는 콘텐츠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세븐나이츠는 무과금 유저가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과금 유저와 경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착한 게임으로 꼽힌다. 이 게임은 하나하나의 영웅들을 최대 레벨로 달성할 시 캐시(현금)인 루비를 수급할 수 있는데, 일회성이 아니라 중복적인 보상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수급한 루비를 다른 콘텐츠에 소비해 영웅들을 추가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흔히, 일반 모바일 게임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매번 결제 상품을 신설하는 데 초점을 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븐나이츠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의 불편 사항들을 적극 반영해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들의 불편은 곧 게임 이탈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이를 잘 모르는 게임사도 여전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5주년 대규모 업데이트로 순위 역주행에 성공한 세븐나이츠|넷마블 제공
최근 5주년 대규모 업데이트로 순위 역주행에 성공한 세븐나이츠|넷마블 제공
결과적으로, 넷마블은 5년째 꾸준한 맞춤형 운영을 통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하며 세븐나이츠의 역주행을 만들었다. 실제로 세븐나이츠는 현재까지도 순위 역주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세븐나이츠의 역주행은 모바일 게임 특성상 대규모급 업데이트가 아니면 쉽지 않은 구조이기에 더욱 놀랍다. 일시적으로 순위가 하락 하기도 하지만, 오래 걸리더라도 진가를 인정 받아 천천히 다시 역주행하는 모습. 슬로푸드와 똑 닮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