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베뉴, “작지만 그게 뭐?” 당돌한 자신감
[시승기] 현대차 베뉴, “작지만 그게 뭐?” 당돌한 자신감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7.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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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베뉴는 지금까지 출시된 현대차의 SUV 라인업 중에서 가장 작은 차다. 소형 SUV를 표방했던 코나보다도 더 작다. 이 때문에 넓고 쾌적한 SUV의 장점보다는 작고 아담하지만 생에 첫 자동차를 구매하는 밀레니엄 세대를 타겟으로 한 차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혼자만의 삶을 즐기는 1인가구를 일컬어 ‘혼라이프’라는 용어를 만든 것도 이런 엔트리카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과연 베뉴는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사진=현대차
사진=현대차

지난 11일 용인에서 여주까지 왕복 140km 가량을 직접 시승해봤다. 시승구간은 고속도로와 국도로 이뤄졌다. 

사실 베뉴는 소형 SUV인 코나는 물론이고 경쟁모델인 쌍용차의 티볼리보다도 작은 차다. 베뉴의 전장은 4040mm로 티볼리의 4225mm보다 185mm가 저 짧고 비뉴의 전폭은 1770mm로 티볼리의 1810mm보다 40mm가 더 좁다. 실내공간을 의미하는 축거도 2520mm로 티볼리보다 80mm가 더 짧다.

국내 출시된 SUV 중에서는 가장 작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베뉴의 외관만 본다면 그렇게 작게 느껴지지 않는다. 현대차 특유의 상·하향등을 배치한 분리형 헤드램프와 함께 사각형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DRL)은 차체를 실제보다 더 크게 느끼게 해준다. 후면부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패턴으로 보이는 ‘렌티큘러 렌즈(lentic ular lens)’가 탑재됐는데 전면의 사각형 DRL과 제법 세련된 조화를 이룬다. 

다만 내관의 플라스틱 대시보드나 간소화된 센터페시아는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실용성에 주안점을 준 느낌이 강하다. 특히 글로브 박스 위의 휴대폰 거치대 등은 제법 실용적인 공간 활용을 보여준다. 2열이 성인이 앉기에 쾌적하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생각보다는 공간을 잘 뽑았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1, 2열의 시트 두께를 줄였다고 한다. 

실제 주행도 엔트리급 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동을 건 이후에 느껴지는 정숙성이다. 고속도로를 진입하고 나면 풍절음과 노면의 소음이 제법 크게 느껴지지만 시내 주행 정도에서는 제법 조용하고 쾌적한 주행감을 보여준다. 

특히 시속 60km 이내에서는 제법 원만한 가속을 보여주지만 이 역시 엔트리 차급의 한계를 넘지는 못한다. 베뉴는 스마트스트림 G1.6 가솔린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무단변속기를 결합한 차세대 파워트레인으로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kg·m의 힘을 낸다. 이는 퍼포먼스 면에서 큰 기대를 하기 힘든 스펙이다. 

그럼에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본으로 탑재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다. 주요 기능으로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이다. 상위 모델에서도 이런 ADAS 기능이 유료로 탑재됐던 점과 비교하면 첫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제법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AK는 고속주행시 차선유지를 제법 잘 해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런데 사실 디자인이나 주행능력은 베뉴에게 있어서 부차적인 요소일 수 있다. 베뉴는 그 이상으로 개성적인 커스터마이징을 장점으로 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보이는 무릎 워머 옵션이나 스마트폰 IoT(사물인터넷) 패키지, 17인치 블랙 알로이 휠 & 스피닝 휠 캡, 반려동물 패키지, 오토캠핑용 공기주입식 에어 카텐트 등의 옵션은 단연 베뉴만의 개성이다. 

특히 루프컬러, 외장컬러를 달리하는 투톤루프를 통해 총 21가지 색상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자신의 개성과 선호에 따라 다양한 1인 가구 라이프의 형태를 고려한 모델이다. 

사실 1인가구에게 넓은 2열과 공간, 지나치게 큰 적재함은 개성과 스스로의 만족감보다는 더 낮은 순위일 수 있다. 그러니까 베뉴는 시승 내내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작지만 그게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