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100일, '세계 최초'라지만…품질 불만 '고조'
5G 상용화 100일, '세계 최초'라지만…품질 불만 '고조'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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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SKT, KT, LGU+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11일 세계 최초로 5G(5세대)를 쏘아올린 지 100일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5G 가입자가 현재 160만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올 하반기에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10’, '갤럭시폴드' 등이 출시되면서 또 한 차례 가입자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4월 이통사의 5G 상용화 및 갤럭시S10 개통행사
지난 4월 이통사의 5G 상용화 및 갤럭시S10 개통행사
하지만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면에는 여전히 '반쪽 짜리 5G'라는 수식어도 따라 붙는다. 외관상으론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 덕에 글로벌 5G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앞서나가는 듯 보이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들이 5G를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현재 5G 기지국이 비교적 제일 많이 깔린 서울에서도 속도가 제대로 안나올 뿐더러, 서울을 벗어나면 여전히 5G는 머나먼 남의 나라 이야기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이통3사의 5G 기지국은 총 6만2641개로, 이 중 58.6%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역에 있는 5G 기지국을 모두 합쳐도 서울·수도권 지역보다 적은 셈이다.

지난 4월 초 5G 상용화 당시(수도권 69.9%, 지역권 30.1%)보다는 이통사가 비수도권 지역에 기지국을 늘리긴 했지만, 여전히 지역 간 인프라의 격차가 큰 것이다. 문제는 그간 이통사가 소비자에게 광고해 온 이론상의 속도(LTE대비 20배)에도 여전히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5G 초기 시장에서 이통3사가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치중하느라, 품질 개선에 소홀해져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5G 가입자들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사실상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5G 스마트폰을 구매했음에도, LTE 우선모드로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잦으며 5G 전파가 잡히는 곳보다 LTE로 잡히는 지역이 훨씬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5G 기지국 수(6만2000여국)는 전국 LTE(4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수(87만국)의 약 7%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과기정통부 등 당국과 이통3사는 올 연말까지 전 인구 대비 93%의 커버리지를 완성하겠다는 방침이지만, 5G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사진=LGU+ 제공
사진=LGU+ 제공
이통3사도 소비자들의 이같은 불만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부랴부랴 품질 개선에 본격 돌입한 상태다. SK텔레콤은 최근 주요 공항과 대형 쇼핑몰 등 인구 밀집 건물에서도 가입자들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중계기 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영화관, 체육경기장, 대형마트 등으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T도 오늘부터 자사 가입자들에게 정확한 5G 정보를 주기 위해 지도 위에 5G 기지국 위치를 핀(pin) 이미지로 표시하는 '5G커버리지 맵 3.0'을 공개한다. 보다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전국 주요 대형 건물 안에 구축된 5G 중계기 현황도 주간 단위로 업데이트해 제공된다. KT는 연말까지 경쟁사 중 가장 많은 기지국을 개통하겠다는 다짐도 내비쳤다.

LG유플러스도 연내 전국에 약 8만개에 달하는 5G 기지국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5G 가입자가 연내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있는 만큼, 기지국을 빠르게 늘려 5G 이용에 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5G 상용화가 100일을 맞았지만, 품질만을 놓고 보면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이는 결국 5G요금제를 쓰면서도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는 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