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디프랜드 사위의 PC 사업 인수전
[단독] 바디프랜드 사위의 PC 사업 인수전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7.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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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바디프랜드 오너일가에서 PC 관련 기업인 피씨디렉트 인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창업주인 조경희 바디프랜드 회장의 사위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PC관련 사업 의지를 보이는 것. 

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의 상장 실패 이후 재무적투자자(FI)에 지분을 매각한 배경에 오너일가가 준비하는 차기 PC 사업이 자리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바디프랜드 일가의 다른 사위는 이미 현주컴퓨터를 인수한 이후 부도를 낸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11일 바디프랜드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조경희 바디프랜드 회장의 사위인 송승호 바디프랜드 영업총괄 이사는 최근 몇 년간 PC관련 코스닥 상장사인 피씨디렉트 인수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는 현재 피씨디렉트의 지분 11.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울러 송 이사와 함께 피씨디렉트의 지분 11.50%를 보유한 투자컨설팅 기업 유에스알의 지분을 더하면 피씨디렉트에 대한 지분은 총 23.01%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80억원 가량을 들여 피씨디렉트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피씨디렉트의 경영권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기존 경영자인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이사의 지분은 15.00%에 불과하지만 소액주주 등을 통해 우호지분을 확보하면서 수년간의 정기주주총회 표대결에서 번번이 승리를 거둬 왔다. 

이 과정에서 십수건이 넘는 소송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서 대표 측에서 우호주주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진행하며 우호지분을 늘리자 송 이사 측에서 전환사채 및 신주발행 무효 확인 소송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최근 대법원에서 송 이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경영권 분쟁은 송 이사에게 한층 유리하게 흘러가는 중이다. 송 이사는 지난달에도 신주발행무효확인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주목할 점은 유에스알이다. 유에스알은 송 이사가 지분 100%를 출자한 자본금 1억원의 기업이다. 이 기업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그 흔한 사이트도 없다. 그럼에도 유에스알이 피씨디렉트 인수를 위해 자금을 조달한 과정은 주목할 만하다. 

유에스알은 2015년 12월 설립된 이후 여섯 차례의 무보증 분리형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면서 자본을 유치해왔다. 그 규모만 무려 140억원이다. BW의 금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주인수권 행사 기간은 발행 1개월 후부터 30년간으로 설정됐다. 

BW를 사들인 주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자본금의 100배가 넘는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바디프랜드 오너일가의 참여가 있었으리라는 추측도 있다. 자본금 1억원 규모의 회사에 보증 없이 140억원이 넘는 사채를 출연할 3자를 유치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유에스알의 BW 발행 시기는 바디프랜드 일가의 지분 매각과 시기적으로 겹친다. 조 회장을 비롯한 바디프랜드일가는 지난 2015년 지분을 두산 계열 투자회사 네오플럭스, 그리고 현 경영진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BFH홀딩스에 매각한 바 있다. 이 과정에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지분을 4000억원에 매각 후 BFH홀딩스에 1500억원 가량을 재투자해 지분 40%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조 회장의 첫째 사위인 강웅철 바디프랜드 영업본부장은 PC 관련 사업을 운영한 경력이 있다. 그는 지난 2004년 현주컴퓨터를 인수했지만 이듬해 부도를 냈다. 이 때문에 피씨디렉트의 인수는 사실상 바디프랜드 일가 사위의 PC관련 사업의 두 번째 도전이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송 이사는 바디프랜드 측을 통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업일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