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폴드 연기 3개월…하반기 출시 여전히 '오리무중'
삼성, 갤럭시폴드 연기 3개월…하반기 출시 여전히 '오리무중'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10 11:1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지난 4월 출시 예정이던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가 3개월째 깜깜 무소식이다. 당초 업계에선 이달 말에서 8월 초 출시를 전망했으나, 사실상 이마저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또 다른 플래그십폰인 '갤럭시 노트10'이 다음달 7일 출시되는 만큼, 갤럭시 폴드는 이를 피해 오는 9월 이후에나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래픽=김용지 기자
그래픽=김용지 기자
10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갤럭시폴드는 지난 4월 출시를 연기한 이후 아직까지 정확한 공식 출시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4월 출시를 코 앞에 두고, 디스플레이 결함 논란에 휩싸이면서 출시를 연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부를 지휘하고 있는 고동진 사장도 최근 갤럭시폴드 출시를 서두른 탓에 몇 가지 문제를 세심히 확인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고 사장은 최근 유럽 매체와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갤럭시 폴드가 준비되기 전에 내가 밀어붙였다"면서 "(출시를 위한)시간을 조금 더 달라"고 밝혔다.

문제는 갤럭시폴드가 스마트폰 출시에 필수 관문이라 하는 '망 연동 테스트'도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통신사 입고 후 망 연동 테스트는 통상 6~7차례에 걸쳐 1~2개월 정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갤럭시폴드의 이달 출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8월 출시설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8월은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라인업으로 꼽히는 갤럭시노트10의 출시가 예정돼 있기 때문.

갤럭시노트10에 주력해야 할 시기에 굳이 갤럭시폴드를 끼워 넣어 '집안 싸움'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이왕 출시를 연기한 만큼, 갤럭시폴드의 결함 문제 외에도 추가 검증을 진행하며 출시 타이밍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화면 보호용 필름이 화면과 베젤(테두리) 전체를 덮어 소비자가 떼어낼 수 없도록 하고, 펼쳤을 때 화면이 더 팽팽하게 늘어나도록 힌지(접히는 부분)를 기존보다 더 위쪽으로 올려 이물질 유입 가능성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가 발표한 갤럭시폴드와 메이트X의 초기 스펙|그래픽 김용지 기자
각 사가 발표한 갤럭시폴드와 메이트X의 초기 스펙|그래픽 김용지 기자
현재로서는 갤럭시 노트10의 공개와 출시가 모두 끝난 이후인 '9월 출시설'이 유력하다. 다만, 최근 일본의 수출 제재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치고 있는 상황이라 9월 출시설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폴드가 9월 이후 출시된다면, 중국 화웨이의 폴더블폰인 '메이트X'와 정면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화웨이는 앞서 메이트X를 이달 중 선보이겠다고 밝혔으나, 미국의 제재 등 악재로 인해 9월로 출시를 미룬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 두 제품이 정면승부를 벌일 경우, 갤럭시 폴드가 조금은 우세할 것이란 분위기다. 갤럭시 폴드는 책처럼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인 반면 화웨이 메이트X는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인데, 기술적으로는 인폴딩이 아웃폴딩보다 수준이 한 단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빈틈없이 접기 위해 디스플레이의 곡률(화면을 접기 위해 남겨 놓은 원형 공간)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인폴딩의 곡률이 더 작아 제품화하기가 훨씬 까다롭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디자인과 기술혁신을 놓고 다퉜던 '삼성과 애플'의 경쟁구도에서 '삼성과 화웨이'의 경쟁구도로 넘어가는 모습"이라며 "다만,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 제재 등 이슈에 두 회사 모두 얽혀있는 만큼 9월 출시도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