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시장금리 하락에 이차역마진 확대...2분기 전망도 '우울'
생보사, 시장금리 하락에 이차역마진 확대...2분기 전망도 '우울'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7.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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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하락 가능성에 '고심'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시장 포화, 신계약 감소 등 구조적 어려움에 빠진 생명보험사들의 지난 2분기 실적도 부진이 예상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타면서 이차역마진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생보사 3곳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3개 생보사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9% 감소한 40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4150억원으로 65.4% 하락을 예상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7510억원)이 발생하는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모두 순이익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생보사의 실적 부진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투자손익이 크게 떨어지면서 이차역마진 규모가 확대된 탓이다. 

특히, 생보사들은 과거 5% 이상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을 많이 팔았던 탓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리가 하락해 투자수익이 줄면 그만큼 고객에게 약속한 이자를 제공하기 어려워진다.

국내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꾸준히 하락해 3% 중반대에 정체돼 있다. 2015년 1분기 4.5%를 기록하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7년 3.7%, 2019년 3.6%로 꾸준히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 따라 시장에서도 2분기 생보사들의 투자손익이 모두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한화·동양생명 등 생보사 3곳의 2분기 합산 투자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채권금리가 5~6월 급락하면서 생보사의 이차역마진 부담 개선은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또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상반기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한 금리와 가파르지도 않았던 수익률 곡선이 더더욱 평탄화하면서 생보사는 단순히 신규투자수익률이 하락하는 정도가 아니라 부채를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상황(LAT 결손)까지 치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은행이 국내 경기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와 한은이 올해 최소 한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지금 국고채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여서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유지하거나 소폭 내리는 식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보험사들이 아무리 운용을 잘 한다고 해도 수익률 자체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이차역마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