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블리더 개방 논란, 조업정지는 답 아냐”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블리더 개방 논란, 조업정지는 답 아냐”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7.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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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사장)이 고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블리더(bleeder)라는 압력밸브를 개방한 것에 대해 “조업정지 자체가 문제 해결의 답이 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사장은 9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업 정지에 따른 경제적인 손실 때문이 아니라 쇳물이 굳으면 고로 상황이 더 나빠져 다음 단계로 간다”며 “중앙심판위원회에 조업정지 처분에 대한 행정시만을 청구했지만 원심대로 조업정지가 나오면 집행정지 가처분, 행정소송까지 받아봐야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이 9일 당진제철소에서 진행된 '소결 배가스 청정설비 개선현황 설명회'에서 신규 가동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ㅣ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이 9일 당진제철소에서 진행된 '소결 배가스 청정설비 개선현황 설명회'에서 신규 가동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ㅣ사진=현대제철

그는 “경제 논리가 아니라 철강산업을 한다면 고로 불 일부로 끄는 것은 해결책이 안된다는 것”이라며 “고로 정비가 심심하면 하는 것도 아니고 폭발방지 등 안전하게 작업하려면 블리더를 오픈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충청남도는 현대제철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고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블리더를 개방해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 대기 오염물질을 무단으로 방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을 비로한 포스코, 철강협회는 고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블리더를 개방하지 않을 경우 고로 내부와 외부의 압력차이로 인해 폭발의 위험이 있다고 항변해왔다. 무엇보다 고로 정비 과정에서 블리더를 개방하는 것은 전세계 철강업체가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안 사장은 “왜 블리더 개방에 대한 환경대책을 진작에 찾지 않았냐는 비판은 가능하지만 전세계 철강사가 같은 방법을 해왔다”며 “철강협회 포스코와 함께 중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철강사의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10일간 조업을 정지할 경우 쇳물이 굳어, 이를 제거하는데만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에 따른 생산차질은 8000억~9000억원으로 3개월 이후에도 재가동이 불가능한 설비 문제가 생길 경우 10조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충남도는 현대제철이 조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해 제기한 행정심판을 열렸다. 현대제철 측은 사안이 중대한 만큼 변호사의 구술심리까지 요청해 결과는 하루나 이틀 뒤에 발표될 전망이다. 

안 사장이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충남도에서 조업정지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블리더 개방을 두고 상당한 장기간의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안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4개월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승승장구 배경에는 현대제철이 엄청난 속도로 제품을 개발·공급해왔기 때문”이라며 “자동차 경기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지역 내 협력과 시민단체, 주민과 소통을 많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