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키코, 어떤 결론이든 '예정된 논란'
[기자수첩] 키코, 어떤 결론이든 '예정된 논란'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7.08 14:53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 결론...금감원 '관치논란', 은행 '이미지 타격', 피해기업 '불만족'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이달 중순 '키코(KIKO)' 사건에 대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결과가 나온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소기업들에 수조원대 피해를 끼쳤던 키코 사건은 윤석헌 금감원장이 1년간 역점을 두고 챙기던 사안이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기업이 미리 정한 환율로 은행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은행이 기업 외화를 시세보다 싸게 사들이는 구조의 외환파생상품이다. 환율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기업은 큰 손실을 보게 된다.

2005년 중반부터 은행에서 판매된 키코는 환율에 민감한 수출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치솟으면서 키코 가입 기업들이 큰 손실을 보게 됐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당시 키코 사태로 738개 기업이 3조2247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봤다.

피해 기업들은 키코를 판매한 은행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2013년 대법원은 키코는 불공정 계약이 아니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윤 원장이 취임 후 키코 재조사에 나서면서 관련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금감원은 일성하이스코, 남화통상, 원글로벌미디어, 재영솔루텍이 등 키코 피해 기업 4곳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진행했던 키코 재조사 결과를 이달 분조위 안건으로 올린다.

분쟁조정의 핵심 쟁점은 당시 은행들이 불완전판매를 했는지다.

피해 기업 측은 "은행들이 키코 상품에 대한 리스크를 사전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은행들은 "충분히 설명을 했고 이전에도 키코로 이익을 봐 여러 차례 키코에 가입한 기업들도 많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분조위에서 은행의 불완전판매 여부와 배상액, 배상비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은 긴장하는 눈치다. 이미 대법원 판결이 끝난 사안을 재조사하는 것에서 키코 사태에 은행 책임이 크다는 금감원의 시각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분조위 결과에 대한 관심이 금융권을 넘어 정치권까지 퍼진 것도 은행에는 부담이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이 키코 피해 기업들에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문제는 분조위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미 대법원 판결이 나온 사안인 만큼 분조위에서 피해 기업에 배상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올 경우 은행들이 이를 거부하고 다시 법적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승소한 선례가 있어서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관리·감독을 받는 금감원의 결정을 무시한 것 자체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은행이 기업에 피해를 끼쳤다는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이를 회피하는 것처럼 비춰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 경우 은행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물론 금감원도 관치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배상액과 배상비율을 놓고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은행에 피해액의 20~30%를 배상하라는 권고안을 낼 것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다.

현재 분쟁조정 대상에 오른 기업 4곳에 대한 피해금액은 1500억원이다. 이 경우 은행들이 부담할 배상액은 300억~450억원 수준이 된다. 여기에 금감원 분조위의 배상 결정 이후 키코 피해를 입은 다른 기업들이 잇따라 민원을 제기할 경우 배상액 규모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배상규모를 둘러싸고 금감원, 은행, 피해 기업간 시각차가 크다는 데 있다. 피해 기업들은 은행의 불완전판매로 기업이 피해를 입은 만큼 피해금액의 100%를 은행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조위 결론이 이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피해 기업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어떤 결론이 나오든 은행과 피해 기업 모두 만족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 기업 구제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윤 원장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감원 분조위 결론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것이란 건 불 보듯 뻔하다. 금감원의 키코 재조사가 자칫 실익 없이 갈등만 부추기고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Kjh 2019-07-09 12:26:09
키코사기는 철저한 검찰 재수사로 진실규명해야 악덕 사기은행들 청산 된다~ 전세계는 키코를 사기다라고 판결했는데도 양심없는 사기은행들이다~ 이제는 강력처벌뿐이다

유정숙 2019-07-08 21:39:23
키코 검찰에서 재수사 합시다~~
은행들 사기친거부터 확실하게 밝히고 유죄판결 받는게 우선입니다. 은행들 이마에 사기범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겨야 합니다~ 그러고나서 피해금 100프로에다... 이자까지 배상하게 해야 본인들이 뭘 잘못했는지 압니다~~

강성범 2019-07-08 20:53:38
키코 사태는 감독당국이 금융회사 이익을 소비자보호에 우선해 처리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영국 FCA(영업행위감독청)은 키코와 유사한 ‘이자율헤지상품’ 불완전판매 분쟁에 대해 소멸시효(6년)와 관계없이 보상을 권했고 은행은 일본에서도 외환파생상품 불완전판매에 시효와 상관없이 전체 판매 건수의 76.6%에 대해 구제해 주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독일에선 은행이 100% 책임을 지라는 판결이 나왔고, 인도에서도 키코와 유사한 파생금융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에 최고 수준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우리 나라는 어떠한가요? 해외에서는 는 사기로 보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키코 사태의 모든 책임을 중소기업에게 넘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