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M&A] CJ헬로 알뜰폰 분리매각…SKT-LGU+, 입장차 두고 '격돌'
[유료방송 M&A] CJ헬로 알뜰폰 분리매각…SKT-LGU+, 입장차 두고 '격돌'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05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여부에 대한 정부 심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CJ헬로의 알뜰폰(MVNO) 서비스인 '헬로모바일' 존속 여부를 두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정면 충돌했다.
 
LG유플러스는 5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합병 시 경쟁제한성을 은폐하기 위해, KT는 알뜰폰 가입자를 뺏길까 두려워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인수에 대해 트집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쟁사들의 이 같은 행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이수차천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헬로모바일은 가입자 기준 알뜰폰 업계 1위 브랜드로,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결합할 경우, 가입자 수가 118만여명으로 LG유플러스는 단숨에 1위 사업자로 급부상한다.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정책 세미나|연합 제공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정책 세미나|연합 제공
이날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이 주최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 방향' 세미나에서 유료방송의 M&A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알뜰폰 사업 부문의 인수를 놓고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

SK텔레콤은 알뜰폰 1위 사업자 인수에 따른 알뜰폰 시장 위축과 경쟁 압력 감소 우려를 제기하며 분리 매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시장 지배력이 없는 3위 사업자의 인수라는 점을 들어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이날 "독립적 알뜰폰 업계의 상징인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되면 존재와 기능이 사실상 소멸할 것"이라며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유지해서 소비자 선택권을 증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2016년에는 LG유플러스도 CJ헬로 알뜰폰이 이통사에 인수되는 것이 시장에 문제를 초래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J헬로 알뜰폰의 점유율이 1% 수준이지만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끊임없이 이통사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규모 알뜰폰 회사를 모아서 대신 협상을 하는 맏형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 상무는 "2016년 공정위 판단을 계속 유지할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며 "점유율 1.2%인 CJ헬로 알뜰폰을 내세워 50%의 이통시장 지배력을 감추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하며 알뜰폰 사업 부문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1위 사업자로서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 경쟁 압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를 내비쳤다.

이상헌 실장은 "지금도 시장 상황에 차이가 없고 알뜰폰을 지원·육성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 방향도 유지되고 있다"면서 "알뜰폰 정책의 수혜를 많이 받으며 성장해 왔고 알뜰폰 업계 상징으로 맏형 역할을 하는 CJ헬로의 이통사업자 인수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강학주 상무는 "2015년 8월부터 번호이동 시장에서 CJ헬로의 가입자가 순감으로 돌아선 뒤 추세가 계속되고 있고, 1위 사업자와 3위 사업자가 인수했을 때 다른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