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M&A] 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전에 복병된 '알뜰폰'
[유료방송 M&A] 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전에 복병된 '알뜰폰'
  • 이연춘
  • 승인 2019.07.0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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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전에 알뜰폰 매각이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면서 LG유플러스와 SKT가 정면 충돌했다.

SK텔레콤은 알뜰폰 1위 사업자 인수에 따른 알뜰폰 시장 위축과 경쟁 압력 감소 우려를 제기하며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시장 지배력이 없는 3위 사업자의 인수라는 점을 들어 문제가 없다고 팽팽히 맞섰다.

5일 국회 과방위 김성수 의원이 대표로 있는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이 주최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세미나에서 알뜰폰 문제가 부각됐다. LG유플러스와 SKT는 미디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 통신기업의 케이블방송사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지만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에 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다.

 

 

이날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앞서 LG유플러스는 CJ ENM과 CJ헬로 지분 50%+1주를 인수키로 결정하고,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인허가를 신청했다.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는 79만명으로 알뜰폰 시장에서 9.8%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39만명)와 합병시 가입자는 118만명으로 점유율은 14.7%가 된다.

다만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 중 KT망 이용자가 67만명, SK텔레콤 망 이용자는 11만명 수준이다. 때문에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KT와 SK텔레콤이 제공하는 도매대가 인하 등 정부 지원을 LG유플러스가 직간접적으로 취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불문율로 여겨왔던 1개 이동통신사가 1개의 알뜰폰 사업자를 소유한다는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CJ헬로가 알뜰폰 사업만 남게 되면 현실적으로 이를 인수하여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자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입장이다. SK텔레콤이나 KT는 LG유플러스보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어 인수 시 높은 경쟁제한성이 발생하고, 다른 알뜰폰 사업자는 하락세인 CJ헬로 알뜰폰에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알뜰폰의 경우 지난 2016년 이후 시장 환경 및 정책에 대한 큰 변화가 없는 만큼 당시 공정위가 CJ헬로를 독행기업이라고 판단한 근거 역시 현재까지 유효하다"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 등을 고려할때 알뜰폰의 M&A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미나 주최측인 공공미디어연구소 역시 알뜰폰 도입 정책 취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알뜰폰 시장이 위축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CJ헬로는 이통사 자회사와의 경쟁속에서도 1위를 놓지 않고 있다"면서 "가입자 대부분이 KT 통신망 임대 가입자라는 점을 고려할때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까지 인수할 경우 경쟁사의 알뜰폰 도매대가 등 민감한 영업비밀을 모두 들여다볼 수 있다는 문제점도 갖고 있어 분리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상무)은 "과거 공정위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독행기업으로 판단한 것은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합병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라며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합병할 때 알뜰폰 시장 전체 점유율은 15%에 불과하고, 전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역시 22%를 넘지 않아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