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매각 접은 김정주의 넥슨…하반기 '공격DNA' 심고 재도약
[이슈분석] 매각 접은 김정주의 넥슨…하반기 '공격DNA' 심고 재도약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05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게임업계 맏형 격인 넥슨이 연초부터 '매각 이슈'에 휩싸이면서 게임업계 분위기는 한동안 어수선했다.
 
매각 규모가 너무 컸던 탓일까. 김정주 NXC 대표는 결국 매각을 사실상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발된 이유가 어찌됐건, 이에 게임업계도 제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김정주 NXC 대표|NXC 제공
김정주 NXC 대표|NXC 제공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지만, 사실 M&A(인수합병)의 귀재로도 통한다. 넥슨이 세계적인 게임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의 공격적인 M&A 등을 통해 유망 게임업체를 인수한 덕분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4년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위젯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 2010년 게임하이 등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들였다.

그의 M&A 시도 중에서도 성공적으로 평가 받는 네오플은 현재 자체 연 매출만 1조원 이상을 올리며 넥슨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김 대표가 최근 매각 중단 소식 이후 또 한 번의 M&A 행보를 보였다. 지난 1일 스웨덴 게임사 엠바크스튜디오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넥슨의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약 11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엠바크 지분 32.8%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총 66.1%의 지분으로 엠바크를 자회사로 두게 됐다. 넥슨 측은 엠바크의 개발 역량에 라이브게임 운영 노하우를 접목시킨 차세대 온라인게임을 선보이기 위한 협업을 긴밀히 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이번 매입을 시작으로 김 대표가 다시 한 번 공격적인 M&A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김 대표가 넥슨 매각을 사실상 중단했기에 이같은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김 대표는 넥슨의 성장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불발된 이상, 회사의 추가 성장을 이뤄내겠단 판단에서다. 김 대표의 입장에선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만한 게임이 필요하다. 앞서 넥슨이 올 상반기에 '스피릿워시'와 '트라하' 등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나섰으나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

그가 M&A를 통해 넥슨의 캐시카우로 만들어 낸 지금의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가 여전히 활약 중이긴 하지만 추가 성장을 위해선 새로운 신작이 절실하다.
 
되돌아 온 넥슨|연합 제공
되돌아 온 넥슨|연합 제공
때마침 넥슨이 지난달 27일 올해 여름부터 선보일 모바일 신작 7종을 공개했다. '바람의나라:연', '메이플스토리 오디세이', '테일즈위버M' 등 자사를 대표하는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중심으로 선보였다. 온라인 게임 시절 인기 IP를 한데 모아 다시 한 번 재도약을 이뤄내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의 엠바크 추가 지분 확보는 지금껏 보여온 넥슨다운 행보로 풀이된다"라며 "김 대표가 은둔의 경영자라 불리는 만큼, 이정헌 대표를 앞세워 하반기 신작과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