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상승에 출혈경쟁까지...손보사, 2분기도 '빨간불'
손해율 상승에 출혈경쟁까지...손보사, 2분기도 '빨간불'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7.04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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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급등에 수익성 관리 '비상'...신계약 판매경쟁에 비용부담도 '증가'
손보사 5곳, 2분기 합산 순익 30~40% 하락 전망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어닝쇼크' 공포가 커지고 있다.

장기 위험손해율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무리하게 신계약 판매 경쟁을 벌이면서 비용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5개 손보사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40%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5개 손보사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이 43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컨센서스 대비 30.8% 낮은 수준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47.0% 하락한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은 합산 순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낮은 5500억원으로 예상했다.

각 보험사별 순익 하락폭은 한화손보가 78.7%로 가장 크고, 그 뒤를 DB손보 55.7%, 현대해상 47.3%, 삼성화재 43.8%, 메리츠화재 15.7% 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도 올해 2분기 손보사들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솟은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보험사들이 과도한 판매 경쟁을 벌이면서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탓이다.

우선, 장기 위험손해율의 상승폭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 손보사 5개사의 장기 위험손해율이 전년 동기 대비 9.6%포인트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장기 위험손해율 급등 원인을 '문재인 케어'의 풍선효과에서 찾고 있다.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는 일명 '문재인 케어'가 2017년 8월 시행된 후 진료비와 약제비 등이 인상됐고 도수치료 등 아직 급여화되지 않은 영역에서 의료비 청구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에 대한 급여화가 진행 중이지만 진료비와 약제비가 인상되는 풍선효과로 위험손해율 악화가 진행 중"이라며 "과거 높은 진료비를 책정하던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됨에 따라 일부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비롯한 급여화가 되지 않은 틈새 영역에서 과잉진료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4월 추나요법이 건강보험으로 분류된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실제 손보사 5곳의 5월 가마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1.8%로 적정 손해율인 78~80%를 크게 웃돌았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관절과 근육, 인대 등을 교정하는 치료 기술이다.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었다 4월부터 건강보험으로 분류됐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추나요법 청구 진료비는 742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고, 청구건수도 437만회로 52.8% 증가했다. 추나요법 진료비 청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나요법이 건강보험으로 분류되면서 청구 금액과 건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추나요법이 건강보험으로 분류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추나요법 보험금 청구 증가율이나 실적 영향과 같은 구체적인 수치를 내려면 최소 반년 이상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파악해보니 실제 4월 이후 추나요법 보험금 청구 고객이 느는 추세였고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관련 보험금 청구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손보사들이 신계약 판매 경쟁에 집착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실제 손보사들의 신계약 실적은 올해 초부터 크게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말 100억~110억원대를 기록하던 신계약 실적이 올해 1분기 월평균 135억원으로 치솟았다. 삼성화재와 판매경쟁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메리츠화재도 1분기 신계약 실적이 월평균 133억원이었다. 특히 현대해상의 경우 4월까지만 해도 신계약 판매 실적이 74억원이었으나 5월 들어 11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문제는 신계약 증가가 온전한 실적이 아닌 비용부담으로 돌아온다는 데 있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GA(독립법인대리점) 수수료 확대 등 사업비 지출 규모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손보사 5곳의 2분기 인담보 신계약은 지난해 2분기보다 17.2% 오른 14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렇게 손해율 관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책을 동원한 성장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손해보험사들의 수익성 관리 의지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생기고 있다"며 "지금은 많은 비용을 지급하면서 무리한 성장을 할 시기가 아니라 손익 관리를 중점적으로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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