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일본 반도체소재 규제조치, 국내 반도체산업 충격 얼마나?
[이슈분석] 일본 반도체소재 규제조치, 국내 반도체산업 충격 얼마나?
  • 이재선 기자
  • 승인 2019.07.0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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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재선 기자]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로 '한국때리기'에 나서면서 그 충격이 어느정도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도 이에대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데, 그 충격은 다소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3일 "메모리반도체는 수입 제한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출하량 감소를 넘어서는 가격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EUV용 PR 소재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 전략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반도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가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한국 수출 규제 발표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해당 제품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레지스트(PR), 고순도 불산(HF)으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이 각각 70~90%의 점유율로 독과점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8월부터 수출 규제가 실행될 것인데, 이럴 경우 각각의 수출 계약 건별로 '일본 정부의 승인 절차(90일 소요)'를 거쳐야만 한다"며 "3개 품목 외에도 Wafer 등의 소재가 추가 지정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이슈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반도체 소재 국산화가 절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메모리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업황 영향은 엇갈려"

이번 조치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박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국내 업체의 점유율이 DRAM 73%와 NAND 46%를 각각 차지하고 있기때문에, 수출 규제로 인한 양산 차질 발생 시 출하량 감소를 뛰어넘는 가격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해당 품목을 높은 가격에 수입하게 될 수도 있지만, 총 원가 내 비중이 매우 작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의 부정적인 효과도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와 반대로, 비메모리 반도체는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 확대를 위해 하반기부터 EUV의 양산을 시작할 예정인데, 해당 공정에 사용되는 EUV용 포토 레지스트를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라며 "일본의 수출 제한이 발생할 경우, 고객 확대를 목전에 둔 삼성 파운드리 부문의 영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레지스트 관련 수출 규제 항목은 EUV용만 해당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레지스트 가운데 규제조치 품목은 EUV용 레지스트만 해당된다. 기존 포토레지스트는 국내 기업도 생산할 수 있지만 EUV용 레지스트는 JSR, 신에츠화학 등 일본 기업만 생산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아직 EUV 공정을 도입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론적으로 이번 일본 정부의 조치는 국내 반도체 생산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현재 DRAM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레지스트는 ArFImmersion 노광장비용이다. 3D NAND 공정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레지스트는 KrF 노광장비용이다. Arf 빛의 파장은 193nm이고 KrF 파장은 248nm이다.

도 연구원은 "일본정부는 193nm 미만의 파장의 빛에 최적화된 레지스트만 규제하기로 했으니 이 둘은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DRAM은 1ynm까지 ArF Immersion 노광장비를 활용한 멀티패터닝으로 주로 공정이 이루어진다. DRAM은 삼성전자가 1znm부터 1~2개 레이어에 EUV를 도입하기로 했다. 생산 시점은 올해 하반기다.

도 연구원은 "만약 EUV 레지스트 도입에 문제가 될 경우에도 공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1znm에 EUV를 도입하는 이유는 1znm에서 EUV가 ArF Immersion 멀티패터닝보다 효율이 좋아서가 아니다. 향후 후속 공정에서 EUV가 대량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으니 미리 장비 운용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적용해보는 일종의 테스트성 성격이 짙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EUV 적용 시점은 하반기 "문제없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로직 반도체 7nm 공정에도 EUV를 적용할 계획이다. 역시 생산 시점은 올해 하반기다"라며 "DRAM과 마찬가지로 7nm 공정도 사실 EUV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 5nm에서 EUV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미리 적용해보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도 연구원은 "3D NAND는 문제의 여지 자체가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3D NAND는 미세 노광이 필요 없다. 구형 KrF 노광장비로도 충분하다. 3D NAND 공정은 작게 만드는 것보다 높게 쌓는 것이 중요하다. KrF는 이미 동진쎄미켐 등 국내 업체들이 레지스트를 다량 생산하고 있다. 레지스트에 규제가 들어가더라도 국산으로 대체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