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통사, 5G '쩐의 전쟁'보다 '품질 경쟁' 나서라
[기자수첩] 이통사, 5G '쩐의 전쟁'보다 '품질 경쟁' 나서라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0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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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SK텔레콤이 5월 국내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40.8%로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 4월 5G 상용화 당시 KT가 1위를 기록하는 이변이 연출되면서, 5G 망에선 점유율 '4:3:3'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결국 '점유율 5:3:2' 법칙은 깨지지 않는 모양새다. 1위 였던 KT는 한 달 새 6.5%포인트나 감소, 고스란히 SK텔레콤의 점유율로 흡수되면서 과거 점유율로 회기하는 듯 하다. 
설동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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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G 상용화 첫 달인 4월은 KT가 38.6%로 1위, SK텔레콤 35.1%, LG유플러스 26.4% 순이었으나, 5월에는 SK텔레콤이 점유율 40.8%, KT는 32.1%, LG유플러스는 27.1%를 기록했다. 여전히 정확한 '5:3:2' 구조를 보이고 있진 않지만, 업계에선 이 추세라면 과거 LTE 점유율과 비슷하게 윤곽이 잡혀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이통사는 5G 상용화가 초기라는 이유로 서비스 차별화가 어려운 시점인 만큼 공시지원금과 같은 현금경쟁력을 통해 점유율 확보를 해왔다. 출혈경쟁만을 일삼는 '쩐의 전쟁'이었단 얘기다. 실제로 SK텔레콤이 한 달 만에 빠른 속도로 1위 탈환에 성공한 것도 5G 스마트폰인 'LG V50 씽큐'에 공시지원금을 최고 77만원으로 책정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

LG V50 씽큐는 이통3사의 현금 지원 공세에 한 때 '공짜폰', '마이너스폰'으로 불리기도 했다. 5G 가입 조건으로 소비자에게 오히려 현금을 지원하며 LG V50 씽큐를 덤으로 얹어주는 상황이 벌어진 것. 출혈경쟁이었지만 5G 초기 주도권을 놓쳐선 안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당분간 5G 가입자 속도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올 연말까지 5G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통사의 출혈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단기 고객 확보는 가능하겠으나, 결국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한 방법은 '품질'이 아닐까 싶다. 이통사 스스로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이통사들의 신경전을 보면, 여전히 진흙탕 싸움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게 최근 LG유플러스가 경쟁사를 대상으로 도발한 '서울 5G 속도 1등' 논란.

LG유플러스가 속도측정프로그램 '벤치비'와 LG전자의 5G 스마트폰인 V50 씽큐로 서울 주요 지역의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자사의 속도가 가장 빨랐다고 주장하자, SK텔레콤과 KT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자신들이 1등이라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이에 이통3사는 소비자들에게 어차피 5G 속도가 별 차이 없는 '도토리 키재기'에 불과하다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기업 간 경쟁은 때론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이통3사의 5G 신경전은 생산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답답할 따름이다. 각 사가 5G 품질 개선을 위해 인빌딩 구축, 커버리지 확대 등의 계획을 내세우고 있으나 여전히 소비자들에겐 체감상 큰 차이로 다가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오늘로 꼬박 만 3개월이 됐다. 이통사가 최근 5G 커버리지 확대, 콘텐츠 확보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경쟁사 간 무의미한 비방전보다는 품질 개선에 주력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