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의 미라클]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의 20년 경영노하우 '행복 경영'
[전지현의 미라클]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의 20년 경영노하우 '행복 경영'
  • 전지현
  • 승인 2019.07.0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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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벨기에 아동극 파랑새는 '우리의 행복은 먼 곳이 아닌 가까운 곳에 있다'는 교훈을 안깁니다. 주인공 남매가 곳곳을 헤매며 찾던 파랑새가 결국 집안 새장에 있었음을 깨닫게 하면서였죠.

행복. 현실에선 행복이란 말이 동화속에서나 존재하는 용어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창을 통해 방안 가득 담겨진 햇살에서도, 이불 속 코를 간지럽히는 갓 세탁한 포근한 향에서도, 잠든 아이의 얼굴에서도 우린 행복을 느낄 수 있는데 말이죠.

휴넷 사무실 내부. 사진=휴넷.
휴넷 사무실 내부. 사진=휴넷.

나이가 들수록, 일의 노하우가 익숙해질수록 행복이란 단어는 낯설어지고 있죠. 그러나 대다수 현대인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 곳인 직장에서 '행복 나눔'에 앞장서는 한 기업이 있어 눈길을 모읍니다.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 이곳의 오너이자 CEO인 조영탁 대표(54)는 휴넷 원동력을 '행복경영'에 두고 오늘도 직원들에게 '정년 100세'를 외칩니다. 오늘의 '전지현의 미라클'은 220만 직장인 독자와 300여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 '행복'을 배달하는 조 대표의 휴넷 경영이야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행복경영’ 경영철학·'직원 행복' 최우선 원칙 '휴넷'

"회사생활에서 삶의 행복을 찾는 행복 컴퍼니, 매일 출근하고 싶은 회사, 하는 일에 몰입해 성과를 창출하며 성장으로 나를 완성하는 행복, 일이 즐겁고 사람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휴넷 홈페이지에 담긴 핵심가치입니다. 교육계 넷플릭스 목표하는 휴넷은 1999년 설립된 교육기업으로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교육 콘텐츠 등을 통한 '맞춤형 기업교육서비스'부터 ▲청소년 꿈과 비전을 교육하고, 행복한 부모와 가정을 위한 가정행복발전소, 그리고 성인 학업 지원 학점은행 서비스 등 평생학습까지 교육하고 있습니다.

사진=휴넷.
휴넷은 행복경영 실천을 위해 직원들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고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정년 100세'를 추구하고 있다. 사진=휴넷.

국내에서는 연평균 300만명 직장인들과 2000여개 기업이 휴넷 교육을 받고, 2012년엔 중국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인재들에게도 교육을 전파하며, 매출액 4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죠.

휴넷은 남다른 기업문화로 유명합니다. ‘행복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직원 행복'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기 때문인데요.

휴넷 정관 전문에는 '우리는 이익극대화가 아닌 직원, 고객, 사회,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극대화를 목적으로 한다'라고 적혀있더군요.

조 대표는 "직원 행복을 최우선으로, 뒤를 이어 고객 행복, 주주의 행복순"이라며 "회사를 이끄는 직원이 행복하다면, 고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행복한 고객이 늘면 회사 이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때문에 휴넷에는 행복경영을 기반으로 한 자랑할만한 제도가 많습니다. ▲휴가일수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무제한 자율휴가' ▲'정년 100세' ▲원하는 시간에 맞춰 출퇴근을 지정하는 '시차출퇴근제' ▲만 5년 근속시 1개월 유급휴가를 주는 '학습휴가' ▲매주 금요일 자기계발하는 날로 운영하는 '프라이러닝(Fri-Learning)데이' ▲장기근속자를 위한 퇴직연금제도 '직원행복기금' 등이 대표적입니다.

조영탁 휴넷 대표. 사진=휴넷.
조영탁 휴넷 대표. 사진=휴넷.

이중 조 대표는 가장 의미있는 제도로 매년 당기순이익 3%를 적립해 운용하는 '직원행복기금'을 꼽습니다. 만 15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들이 퇴직 후 65세부터 사망 시까지 연 1회 연금을 회사로부터 수령하는 제도인데요.

조 대표는 "한 회사에서 15년을 일했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 황금기를 보낸 것"이라며 "대표 입장에선 그 직원에게 고마운 일이다. 평생 혜택을 줘야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수많은 경영학자·초일류기업 경영자들의 공통점은 결국 '행복'

그렇다면 조 대표는 왜 행복경영을 시작했을까요.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금호그룹에 입사한 조 대표는 구매, 회계, 영업, 기획 등 다양한 직무를 거쳐 회장부속실(비서실)에서 회장단을 모시며 전략적 사고를 배양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고 합니다.

직장생활과 동시에 국제경영전략 석사 위와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수천권 경영서적도 독파한 조 대표였습니다. 30년 넘게 경영을 공부했기 때문에 경영을 잘 안다고 생각했고, 회사를 번듯하게 성공시킬 자신이 있었죠.

그러나 조 대표는 "창업 이래 수년간 연말이면 자괴감에 빠졌다. 올해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많이 배웠으니 내년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되뇌였지만 1년 후 똑같은 후회를 반복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조영탁 휴넷 대표와 직원들. 사진=휴넷.
조영탁 휴넷 대표와 직원들. 사진=휴넷.

따라서 조 대표는 경영을 새롭게 공부합니다. 조 대표는 "앞으로 평생 동안 추구해나갈 나만의 고유한 경영 모델, 우리 휴넷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경영방법론을 만들고 싶었다. 그때가 2003년"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독서광'으로 유명한 조 대표는 피터 드러커, 짐 콜린스, 톰 피터스, 존 코터, 게리 하멜 같은 세계적 경영학자와 컨설턴트 책을 다시 읽었고, IBM, GE,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삼성을 포함한 초일류기업의 경영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동시에 빌 게이츠 MS회장,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잭 웰치 GE 회장 등과 같은 경영자에 관한 책을 닥치는대로 읽은지 1년여. 공부한 내용을 종합해 '행복경영'이란 모델을 창안하죠.

◆16년간 4000여 시간 투자해 세상에 전한 4000여 '행복한 경영이야기'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는 조 대표의 행복경영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이는 조 대표가 세계 석학과 CEO들의 명언을 경영에세이와 함께 정리한 무료 메일링 서비스. 2003년 ‘직장인의 아침 편지’로 시작, 유명세를 올리며 현재 220만명 독자들에게 매일 아침 전달됩니다.

당시 ‘어차피 해야 할 공부라면 남들과 함께 나누자’는 생각으로 읽은 책의 명구를 뽑아 지인들에게 메일을 보낸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경영, 인문, 철학, 자기계발 등 다양한 분야 책을 읽고 가려낸 명구가 4000여개. 

행복한 취업학교 1기 수료식. 사진=휴넷.
행복한 취업학교 1기 수료식. 사진=휴넷.

여기에 조 대표가 시대에 맞는 의견을 쓴 ‘촌철활인(村鐵活人, 한마디 말로 사람을 살린다)’을 덧붙여 매일 아침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라는 메일이 발송됩니다. 1편을 쓰는데 통상 1시간이 걸리지만, 16년간 빼놓지 않고 있죠. 즉, 4000여 시간을 투자한 셈입니다.

조 대표는 "공자, 맹자, 소크라테스부터 하루키까지 동서고금을 망라한 인류의 지혜와 명언이 들어있다"며 "잘 모르는 타인을 위해 편지를 쓴다 생각했으면 이 시간을 채우지 못했을 것이다. 매일 아침 메일을 기다리고 함께 해준 독자들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고 겸손의 말을 전했습니다.

휴넷이 꿈꾸는 미래, "행복한 기업 1만여개로 행복경영 생태계 만드는 것"

휴넷은 이 같은 '행복경영'이 세상 곳곳에 뿌리내기릴 바라고 있습니다. 때문에 '행복경영' 전파를 주요 사회공헌활동으로 삼고, 철학을 갖춘 CEO, 올바른 직업관을 갖춘 직장인을 양성해 좋은 기업을 많이 만들 것을 목표로 2017년 비영리기관인 사단법인 '행복한경영'을 설립했죠.

'행복한경영'은 행복경영 이념 전파와 이를 기반으로 한 우수 노사문화 확산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당시 중소기업청)의 허가를 받아 만든 비영리기관입니다. '행복한경영대학'은 2016년 휴넷이 처음 시작한 것으로 현재까지 300여명 행복경영 CEO를 배출했습니다. 이후 (사)행복한경영을 통해 공익성을 갖고 진행하는 중이죠.

또 대학생 대상 무료 취업지원 프로그램 ‘행복한취업학교’은 취업이 목적이 아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는 것으로, 유능한 중기 CEO들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직접 멘토링합니다. 우수 수료자는 채용으로 이어져 중소기업 인식 개선과 우수 인재 채용도 기대할 수 있단 휴넷측 설명입니다.

조 대표가 꿈꾸는 '행복경영'의 미래는 무엇일까요. 조대표는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행복경영 확산을 통해 철학과 영혼을 갖춘 CEO, 행복경영을 실천하는 CEO, 신뢰와 존경을 받는 CEO를 양성하고자 한다. 행복경영으로 경영한류를 만들고, 행복한 경영자가 이끄는 행복한 기업 1만여개를 만들어 행복경영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에게 잘 할 것이고, 그런 고객이 우리 회사를 찾아주면, 회사도 주주도 행복해지지 않겠는가."

'행복경영' 철학이 전세계 기업들에 전파돼, 파랑새가 집안 새장 속에 있었듯 모든 직장내 행복이 가득한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