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대전 앞두고 불안한 한국GM…콜로라도·트래버스, 美 판매가격 보니
SUV 대전 앞두고 불안한 한국GM…콜로라도·트래버스, 美 판매가격 보니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7.0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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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하반기 자동차 시장에서 SUV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GM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출시를 앞둔 SUV 콜로라도와 트래버스가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한국GM의 부활 전조를 보여줄 수 있을 지를 결정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기대보단 우려가 더 많은 상황이다. 한국GM에서 출시를 예정한 차량이 모두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결정권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델의 미국 시장 판매가격은 모두 경쟁모델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며 한국GM은 오는 8월에 쉐보레 콜로라도를, 9월에 트래버스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차량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각별한 기대를 모으던 차량이다. 수요가 크게 늘어난 대형 SUV와 대형 픽업트럭이라는 점에서 기존 한국GM의 라인업에 없던 모델이기도 하다. 한국GM입장에서는 정상화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겠다는 절박함이 담겼다.

사진=한국GM
사진=한국GM

실제 대형 SUV 시장은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는 중이다.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를 필두로 쌍용차의 G4 렉스턴 및 픽업트럭모델인 G4 렉스턴 스포츠 칸이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기아차가 하반기 모하비의 패이스리프트 모델인 모하비 마스터피스 출시를 예고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상황.

주목할 점은 한국GM의 콜로라도, 트래버스의 가격이다. 이들 모델은 국내에서 일체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 수입모델이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한국GM이 높은 원가에 대한 부담을 짊어진 상태에서 국내 생산 모델과 경쟁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다. 

실제 2019년형 쉐보레 콜로라도의 미국의 판매가격은 숏박스 3.6L V6 엔진(WT트림) 기준 2만9280달러다. 한화로 약 3383만원이다. 하지만 LT트림만 가더라도 가격은 4만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각종 패키지를 더한 풀옵션의 경우 5만달러를 넘긴다. 

트래버스도 비슷하다. 트래버스 L트림 FWD 모델은 3만1125달러로 한화 3597만원 가량이지만 하이 컨트리(high country) 트림 AWD모델은 옵션을 제외해도 5만4000달러, 한화 6200만원이 넘는다. 

현대차 팰리세이드나 G4렉스턴의 풀옵션 가격이 4000만원 후반 대인 것을 감안하면 최고급 사양 기준 1000만~2000만원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첨단주행보조기능(ADAS)의 부재도 약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들 모델이 국내 출시되더라도 큰 반향을 일으키기 쉽지 않으리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해상운송 등으로 인한 시차와 비용을 고려하면 당연히 국내 생산 모델보다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며 “가격을 현지보다 낮출 경우 한국GM은 수익성에 대한 부담을 안아야 하고 현지와 유사하게 책정할 경우 가격경쟁력을 갖기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브랜드가치를 통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해 별도의 시장을 형성하는 수입차와 달리 한국GM은 국내 브랜드이면서 수입차의 가격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출시된 한국GM의 수입 SUV 모델 이쿼녹스는 올해 1~5월 누적 852대 판매에 그쳤다. 같은 기간 경쟁모델인 현대차 싼타페 판매량의 3%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이 역시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책정이 문제였다는 평가다. 

현재 한국GM은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통해 흑자전환을 자신하는 상황. 수입차이면서 국산차와 경쟁해야 하는 한국GM의 입장에서는 어떤 선택을 할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