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지역경제 챙긴다…3일 지방은행장 '회동'
윤석헌 금감원장, 지역경제 챙긴다…3일 지방은행장 '회동'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7.01 1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경제 침체·시중은행 영업 확대로 지방은행 '위기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제공=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제공=연합뉴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역경기 침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은행장들을 만난다.

윤 원장이 지방은행장과의 자리를 따로 마련한 것은 처음인 만큼 지역 경제 관련 금융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원장은 오는 3일 광주은행 본점에서 지방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간담회에는 빈대인 BNK부산은행장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 김태오 DGB대구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등 6개 지방은행장이 참석한다.

이날 자리는 지역 경제 침체에 따른 지방은행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자동차·건설 등 지역 주력산업이 침체되면서 지방은행의 현지 영업기반이 흔들릴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은 조선, 자동차, 해운, 건설 등 취약업종 여신비중이 시중은행 대비 높아 리스크가 큰 데다 취약업종 영위 기업 부실화 우려로 대출을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 지방 부동산 시장이 장기불황에 빠지면서 지방은행의 부동산PF 여신도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부동산리스크 관리 정책으로 주택 관련 대출 확대 전략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6개 지방은행의 연체율은 일제히 상승했다. 1분기 말 기준 부산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51%에서 0.65%로, 경남은행의 경우 0.50%에서 0.74%까지 치솟았다. 대구은행은 0.60%에서 0.69%로 올랐으며 광주은행은 0.51%에서 0.56%로, 전북은행은 0.69%에서 0.75%로 상승했다. 제주은행도 0.35%에서 0.48%로 올랐다. 지방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 시기가 왔기 때문에 기업들한테는 이자 부담이 낮아져 오히려 대출이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지역경기가 많이 어려워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어서 2분기 실적이나 상황은 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에 적극 뛰어드는 등 지방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위협이 되고 있다.

지자체 금고는 지자체가 지방세나 각종 기금 등을 운용하기 위해 특정 은행과 계약을 맺는 제도다. 전국 243개 지자체가 2~4년을 주기로 금고 은행을 정한다.

은행들이 지자체 금고 유치전에 뛰어든 이유는 실적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은행이 지자체 금고 등 기관 사업자로 선정되면 여신 확대와 고객 유치는 물론 홍보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그동안 수도권을 제외한 지자체 금고는 해당 지역 기반 지방은행이나 NH농협은행이 맡아왔다.

하지만 시장 포화로 위기를 느낀 시중은행들이 지방으로 눈을 돌리면서 지방은행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아 금고지기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출연금을 적게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간담회에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지자체 금고 운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3월 6개 지방은행 노사는 정부에 "최근 일부 시중은행이 출연금을 무기로 지자체 금고 유치에 나서고 있는데 출연금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되다시피 하는 현 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은 개선돼야 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낸 바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들의 지자체 유치 과열 경쟁을 살펴보고 규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이번 간담회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이란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또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사실 이런 자리에서 지방은행들이 원하는 것을 (윤 원장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됐으니 그래도 그동안 어려웠던 애로사항이나 문제들을 큰 방향에서 서로 얘기할 수는 있지 않겠냐"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