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DMZ 악수·자유의집 단독회동…트럼프-문 대통령 “한미동맹 더 굳건해졌다”
트럼프-김정은 DMZ 악수·자유의집 단독회동…트럼프-문 대통령 “한미동맹 더 굳건해졌다”
  • 이서진 기자
  • 승인 2019.06.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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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세종)=이서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판문점 군사분계선 위에서 악수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회동한 데 대해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 만남 자체가 역사적이라고 했는데, 저도 동의한다"며 "여기서 더 역사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웃으며 악수하는 한미 정상┃연합뉴스
웃으며 악수하는 한미 정상┃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소인수 회담 후 이어진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또 하나의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저의 노력이 아주 좋은 결실로 이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짧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생각된다"며 "(김 위원장에게) 짧게 인사를 건넬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도 (저를) 만날 의향이 있고, 저도 (만날 의향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둘 다 만남을 고대하고 희망하고 있지만, 사실 굉장히 행정적인, 절차적인 문제나 안전·경호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뤄지면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께서 한반도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한다면 그 모습만으로도 역사적인 엄청난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며 "뿐만 아니라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한반도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아주 큰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나도 오늘 (DMZ에) 동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오늘 대화의 중심은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의 사이 대화에 큰 진전이 이뤄지고 좋은 결실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확대회담 나선 한미정상┃연합뉴스
확대회담 나선 한미정상┃연합뉴스

아울러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두 정상의 재임 기간 한미 동맹이 더 굳건해졌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제가 재임하는 동안 한미 동맹은 큰 발전이 있었다"며 "안보 면에서도 발전이 있었고 경제 협력 면에서도 교역이 확대되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갈수록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노력 중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란 평화프로세스가 성공하면 한미 동맹은 그야말로 위대한 동맹으로 빛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군사분계선 넘어┃연합뉴스
트럼프, 군사분계선 넘어┃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각자 DMZ(비무장지대)를 향해 출발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전용헬기를 타고 출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용산 미군기지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다음 미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DMZ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3시 45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판문점 군사분계선 위에서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잠시 넘어가 김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한 뒤 악수를 했고, 다시 군사분계선을 향해 남측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경'함으로써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았다.

얘기 나누는 남북미 정상┃연합뉴스
얘기 나누는 남북미 정상┃연합뉴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한 후 자유의집으로 이동했다.

북미 정상은 오후 3시 54분에 자유의집으로 입장해 취재진 등 장내를 정리하고 3시 59분부터 모두발언을 하며 회동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회동한 데 대해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맞닥뜨릴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 사이 분단의 상징으로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런 (저를 만나겠다는)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 하는데 정식으로 만날 것이라는 걸 오후 늦은 시각에야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좋게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만남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대화하는 북미정상┃연합뉴스
대화하는 북미정상┃연합뉴스

각자의 발언을 마친 북미 정상은 취재진들을 모두 내보내고 오후 4시 4분부터 단독 회동에 들어감으로써 사실상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은 4시 52분에 종료됐다. 두 정상이 취재진을 물린 채 단독 회동한 시간만 48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을 하겠다"며 "앞으로 많은 복잡한 많은 일이 남았지만 우리는 이제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많은 실무진이 노력해왔다. 비건 대표는 상당한 전문가"라며 "양측은 실무진에서 뭔가 합의할 수 있을지 노력할 것이다. 복잡한 일들이 남았지만 우린 큰 승리를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실무팀을) 선정해 이미 (명단을) 갖고 있다. 비건 대표가 (실무팀의) 대표가 될 것"이라며 "비건 대표는 전문가인 동시에 한국과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비건 대표가 저를 대표해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 대해 "상당히 좋은 회의를 가졌다. 오늘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역사적인 순간이자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 만남 자체가 역사적이라고 했는데, 저도 동의한다. 여기서 더 역사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 알겠지만 우리는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필요는 없다. 서두르면 항상 실패를 하게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제재와 관련해서는 "언젠가 해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언젠가는 해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가한다. 협상을 진행하다보면 해제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향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 제 제안에 반응하지 않았다면 언론의 평소 행태로 봤을때 저에게 아주 부정적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며 "짧은 시간에 반응을 줘 감사하다. 짧은 시간에 회담을 준비하기 어려운데 경호팀이 열심히 해주셨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양측은 아주 긍정적 의지를 갖고 있다"며 "오늘 상황 이후 과거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깜짝 월경'을 할 때 상황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계석에서 만나 김 위원장에게 '경계석을 제가 넘어가길 바라십니까. 그렇다면 영광입니다'라고 물었고, 김 위원장이 동의했다"며 "미국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서 영광이라고 했으나, 김 위원장이 어떤 답을 할지는 미리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향해서도 "이렇게 평화적으로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문 대통령 덕분"이라며 "북미 대화에는 문 대통령도 긴밀히 관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