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한국당, 상임위 전면 복귀
국회 정상화…한국당, 상임위 전면 복귀
  • 구남영 기자
  • 승인 2019.06.2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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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28일 오전 의장실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 국회가 두달여만에 정상화됐다.  국회는 28일 여야 3당 교섭단체의 합의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간을 8월 말까지 연장했다.

   
여야 합의에 따른 본회의 개최는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4월 5일) 이후 84일 만이며, 선거제·개혁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4월 30일) 후 59일 만이다.

   
그동안 국회 파행의 핵심 쟁점이었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심사 문제를 놓고 여야가 타협점을 마련함으로써 완전한 국회 정상화로 나아갈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

   
특히 국회 등원을 거부해온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날부터 조건없이 상임위원회 활동에 전면 복귀해 원내 투쟁을 전개하기로 함에 따라 국회는 정상화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와 오후 1시 두 차례 국회에서 회동을 열어 국회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

   
원내대표들은 한국당의 지난 24일 합의 번복과 같은 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최종 합의 발표 전 잠정 합의안 내용을 함구하고 한국당 의원총회 추인 여부를 기다리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본회의는 오후 2시부터 1시간여 동안 차질 없이 진행됐다.

   
국회는 본회의에서 특위 활동기간 연장안을 무난히 처리했고, 이인영 운영위원장, 이춘석 기재위원장, 전혜숙 행안위원장, 인재근 여가위원장 등 민주당 몫의 4개 상임위원회 위원장도 선출했다.

   
새 위원장 선출은 지난해 7월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당시 일부 상임위원장 임기를 1년씩 쪼개 중도 교체하기로 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패스트트랙 법안 심사를 맡는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장은 원내 1·2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이 가져가되, 민주당은 7월 초 의원총회를 통해 어느 특위를 선점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정개특위의 경우 한국당 위원을 1명 더 확대해 민주당 8명, 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2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하도록 정수를 일부 조정했다.

   
다만 이날 여야 합의는 원포인트 본회의 이후의 6월 국회 의사일정이나 경제청문회 또는 경제원탁회의 개최 여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 절차 등을 포함하지 않았다.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 방향에 대한 합의 문구도 빠졌다.

   
향후 협상에서 언제든 돌발 변수로 떠올라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쟁점들이다.

아울러 한국당 몫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국토교통·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나중에 선출하거나 교체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본회의 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이럴 때 졸렬하다는 표현이 제일 적절하다"(이해찬 대표) 등의 비판이 나왔다. 한국당의 추경 심사 지연 의도에 대한 의심이 깔렸다.

   
원내대표들 역시 합의문 발표 직후에도 합의가 '미완성'에 그친 점을 인정하고, 완전한 국회 정상화를 위해 계속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분의 인내와 정성으로 국회를 출발한다"며 "원포인트 합의지만 더 큰 합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날치기 된 패스트트랙 정국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한 걸음을 디뎠다"며 "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두 분 원내대표와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대치 이후 국회 등원 거부와 선별적 상임위 복귀 방침을 고수하는 입장을 바꿔 여야 합의와 별도로 상임위 전면 복귀를 선언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회가 소통하고 합의와 협치의 정신을 되살려 국민을 위한 국회로 거듭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섭단체 합의로 정개특위 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된 데 대해 "교체 통보를 받았다. 쉽게 말해 해고된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위원장 교체 합의 전 선거제 개혁을 어떻게 완수할 것인지 의지 표명과 사전 협의를 했어야 했다"면서 "선거제 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진의가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말했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외에 윤리특별위원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에너지특별위원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공공부문채용비리의혹과 관련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등 기존 5개 특위는 활동기간이 오는 30일로 종료되게 됐다.

   
이에 대해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윤리특위를 연장하지 않은 것은 5·18 망언 의원들의 징계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3당 교섭단체의 반쪽짜리 정상화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장병완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윤리특위만큼은 반드시 활동 기간을 연장했어야 했다"며 "다음 주 월요일(7월 1일)에라도 본회의를 열어 새로 윤리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