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뉴 7시리즈, 대형 럭셔리 세단의 새 정의 세우다
[시승기] BMW 뉴 7시리즈, 대형 럭셔리 세단의 새 정의 세우다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6.28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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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한 마디로 '무자비'하다".

BMW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뉴 7시리즈'를 시승하며 느낀 점이다. 외관부터 공격적이고 날카로워져 돌아온 BMW 뉴 7시리즈는 럭셔리함 속에 BMW 특유의 역동적인 퍼포먼스 성능이 잘 스며들어 있었다. 마치, 평상시 품위있고 온화한 표정을 소유한 무림의 고수가 적을 만났을 때에는 무자비해지 듯 말이다.
 
BMW 7 시리즈 부분변경 전, 후
BMW 7 시리즈 부분변경 전, 후
지난 27일 서울 광진구 소재 워커힐 호텔에서 경기도 가평까지 왕복 약 200km를 시승했다. 차량은 뉴 7시리즈 중 6기통 3.0ℓ 엔진을 탑재한 740Li x드라이브 MSPORT패키지 모델이다.

먼저, 외관이다. 전면부 키드니 그릴이 이전 모델보다 약 50% 가량 커져 더욱 늠름한 자태를 뽐낸다. 여기에 헤드라이트는 레이저식으로 바뀌었으며, 기존 범퍼에 있던 주간등도 범퍼로 덮어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후면부도 더욱 슬림해진 L자형 LED 리어램프 등이 더해졌다. 외관만 놓고 봐선 확실히 신차와 같은 인상을 줬다. BMW가 풀체인지급(완전변경)에 준하는 페이스리프트라고 내세우는 이유다.
 
실내를 둘러봤다. 언뜻 봐도 탁 트인 넓은 공간은 웅장한 느낌을 자아낸다. 흔히 고급차를 가르는 기준은 퍼포먼스적인 부분도 있지만 '소재'라고 생각한다. BMW 7시리즈는 탑승자의 신체가 닿는 부분은 어디든 가죽 소재로 마감이 돼 있었다. 옆을 봐도, 아래를 봐도, 위를 봐도 모두 '가죽'이다. 플래그십 대형 세단에 걸맞게, 현재 존재하는 최신 IT 전자 기능은 사실상 거의 모두 탑재됐다. 운전보조시스템부터 풀디지털클러스터, 제스처를 활용한 인포테인먼트 조작 등이 적용됐다.
 
BMW 7시리즈 전면
시승 전, 2열 뒷좌석부터 앉아봤다. 1열 중앙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연동된 2대의 모니터가 탑재돼 있다. 이와 함께 뒷좌석 중앙에는 태블릿 PC도 눈에 띄었는데 에어컨, 공조장치 등 차량 내 전자 기능들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1열 조수석을 앞으로 살짝 당기면, 뒷좌석에서 성인 남성이 발을 쭉 펼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나온다는 것. 이외에도 접이식 테이블이 설치돼 이동 중 업무 등도 처리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와 주행을 시작했다. 이 차량은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힘을 발휘한다.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 시킨 뒤, 양양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여봤다. 가속도가 붙어도 부드러웠다. 부드러웠으나, 주행 퍼포먼스 성능 하나는 확실했다. 정신차려보면 어느새 속도 계기판은 순식간에 100킬로미터를 가리키고 있었다.
 
BMW 7시리즈 디지털 계기판
BMW 7시리즈 디지털 계기판
물론, 2톤이라는 육중한 무게 탓에 스포츠카처럼 치고 나가는 맛은 없었으나, 날렵한 차 못지 않은 공격적인 주행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특히 주행 중 헤드업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에 나오는 현재 속도, 속도 제한, 지도 등 다양한 정보를 전방을 주시하면서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 차량의 진가는 달리는 것보다도 멈춰서는 상황에서 느낄 수 있다. 제동능력이 확실하다. 상당한 속도로 주행 중인 상황에서도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도 무게가 2톤이나 나가는 차량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온다.
 
BMW 7시리즈 주행 장면
BMW 7시리즈 주행 장면
시승을 마친 후 느낀 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럭셔리함 속에 묻어나는 무자비함. 기존 '럭셔리'라는 단어에 BMW만의 '공격 DNA'도 함께 녹여낸 차량, 뉴 BMW 7시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