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LG디스플레이 이끈 한상범號, '시련의 시기'
7년간 LG디스플레이 이끈 한상범號, '시련의 시기'
  • 이연춘
  • 승인 2019.06.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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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한상범(사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임되면서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에 힘을 보탤 것이란 기대와 달리 실적 악화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는 평가다. 전사적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룹 주변에서는 실적 부진에 따른 한 부회장의 거취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다만, 지난 1분기에 3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의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도 불투명하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사업으로 전환을 가속화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좀처럼 실적이 안정되지 않고 있어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오는 2021년까지 회사의 사령탑을 맡게 된다. 지난 2013년부터 LG디스플레이 CEO(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한 부회장은 2015년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손실 13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에 영업적자 2281억원을 기록한 후 흑자전환했지만 3분기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대형 패널 판가 흐름은 안정세를 보였으나 면적당 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 패널의 출하 감소로 면적당 판가가 전 분기 대비 하락하면서 영업 손실이 확대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선 아직은 반등을 논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적지않다. LG디스플레이의  대해 올 2분기는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이후 TV용 패널 가격이 안정화됐고 환율도 우호적이었지만 일부 재고 처리 및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 종료 등의 영향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적자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은 매출액 5조9420억원에 영업 적자 35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공장도 낮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어 실적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LG디스플레이가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LCD와 중소형 올레드 모두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에 22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1분기에 이어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존 휴대전화용 불용재고 처리 및 개발비 상각, 플라스틱 올레드(p-OLED) 관련 사업 재편 등으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은 6조580억원, 영업적자는 27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나 환율 영향으로 우려했던 플라스틱 올레드(P OLED) 관련 비용은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했다.

다만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손익 분기점을 넘어선 대형 OLED사업은 2018년 TV사업 내 OLED 매출 비중이 20%를 상회했으며 2019년은 30%를 넘어 설 것으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LCD로 구현이 어려운 OLED만의 차별화된 특장점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등 OLED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적용 기회를 높여가며 이익 기여도도 점차 높여나갈 것"이라며 "올해는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이기에 당면한 과제와 어려움이 있어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해"라고 말했다.